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두산 박건우의 어린이 팬 중랑리틀야구단 정동건 군이 시구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는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지만, 어린이날 매치의 의미까지 지울 수는 없다. 올해 어린이날 매치에 맞춰 홈팀 두산이 특별한 시구 행사를 마련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날 시구자는 박건우의 팬인 정동건 군(11)이었다. 서울 장평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정 군은 현재 중랑구 리틀야구단에서 뛰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박건우의 등번호 37번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한 정 군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시구 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오늘 박건우 선수가 홈런도 치고 안타도 쳤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운동해서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두산 박건우의 어린이 팬 중랑리틀야구단 정동건 군이 시구를 마치고 박건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단순히 시구만 한 게 아니다. 정 군이 던진 공을 박건우가 직접 받았다. 왼손으로 힘껏 던진 공이 노바운드로 박건우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관중들의 박수갈채가 터졌다. 박건우를 향해 시구를 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받은 정 군은 그야말로 엄청난 감격을 느꼈을 터. 게다가 박건우는 이날 정 군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둘은 시구를 마친 뒤 기념촬영까지 했다.
박건우는 “(정)동건이가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꼭 프로야구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고 즐겁게 야구했으면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1회말 첫 타석부터 정 군의 바람대로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트렸고, 2회초 2사 1·2루선 기막힌 다이빙캐치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정 군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하루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