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닷컴은 류현진(34·토론토)의 13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이렇게 요약했다.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쉼표는 한 경기면 족했다.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론토에 류현진은 ‘단비’다.
류현진은 이날 애틀랜타 원정경기에서 7이닝 5안타 1홈런 1볼넷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0-0으로 맞선 5회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준 장면을 제외하면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팀이 4-1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3승(2패)째를 신고했다.
올 시즌 3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이자, 2번째 7이닝 이상 투구였다. 류현진은 5월 8일 텍사스 레인저스(7이닝 2실점)를 상대로도 이닝을 먹어치운 바 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투구수가 적었던 덕분(94구)에 긴 이닝을 던졌다. 팀에 좋은 장면이었다”고 칭찬했다.
토론토는 이날 현재 19승16패(승률 0.543)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로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와 차이는 1.5경기에 불과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AL 동부지구가 혼전 양상임을 고려하면 치고 올라갈 모멘텀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발진에 확실한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토론토는 현재 류현진을 필두로 로비 레이, 스티븐 마츠, 로스 스트리플링 등을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코어 유망주인 네이트 피어슨이 가세했지만,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13일까지 토론토 선발진은 157이닝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경기당 4.5이닝 수준으로, AL 최하위다. 평균자책점(ERA)도 4.70으로 높다. 팬그래프닷컴 기준 선발투수들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역시 0.6으로 AL 꼴찌다. 올 시즌 토론토 선발이 7이닝을 버틴 것은 2차례뿐이다. 모두 류현진이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의 이닝 소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같은 투구수 80개라도 편안하게 던지는 것과 매 이닝 치열하게 던지는 것은 크게 다르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같은 타자를 세 번씩 상대했음에도 매 이닝 편안하게 던졌다”고 에이스를 극찬했다. 류현진도 “등판할 때마다 최소 6~7이닝을 던지고 싶다. 이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며 “경기 중 투구수를 관리하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발투수가 7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한 경기 이상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 불펜투수들을 아끼며 다음, 그 다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가치가 자신이 등판하는 날 이후에도 빛나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