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이정표] 꾸준함의 의인화=LG 켈리, 48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신기록!

입력 2021-09-09 2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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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G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의인화하면 케이시 켈리(32·LG 트윈스)가 제격이다. KBO리그 연속경기 5이닝 투구 신기록을 새로 썼다.

켈리는 9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 5회까지 투구수 86개로 4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1회초 1사 2루에서 하주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리드를 빼앗겼지만 1회말 팀 타선이 저스틴 보어의 만루포 포함 6득점 빅 이닝으로 켈리를 넉넉하게 지원했다. 안정을 찾은 켈리는 이후 4이닝 동안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KBO리그 신기록이다. 지난해 두 번째 등판이었던 5월 1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48경기 연속 5이닝을 채웠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 부문 종전기록은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2017년 6월 9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부터 2018년 9월 21일 광주 NC 다이노스전까지 달성한 47경기였다. 켈리는 이를 한 계단 더 높였다.

이날 전까지 켈리는 5이닝 투구를 이어온 47경기서 291이닝을 책임지며 23승12패, 평균자책점(ERA) 3.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ERA 3위. 마운드에 있을 때 득점지원이 3.09점에 불과했음에도 자신의 힘으로 마운드를 지켜왔다.

선발투수가 승리를 챙기기 위한 최소요건인 5이닝이라도 이를 2년 가까이 유지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여기에 기록을 조금 더 뜯어보면 켈리의 위엄이 드러난다. 정작 5이닝 투구는 7경기뿐이며, 남은 40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완봉승(2020년 10월 9일 잠실 NC전) 한 차례가 있으며, 7이닝 투구도 12차례에 달한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이유가 개인사든 야구든 몸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선발투수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임무를 다했다. 켈리의 신기록은 숫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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