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 효과’에 춤추는 현대캐피탈

입력 2022-0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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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친 전광인은 현대캐피탈의 리빌딩에 단단히 한 몫을 거들고 있다. 공격은 물론 리시브에서도 안정감을 더해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좋은 선수 한 명의 ‘우산효과’가 느껴지는 전형적 사례다. 스포츠동아DB

리시브 부담 줄어드니, 토스·공격도 술술

군 전역 복귀 이후 2승1패 상승세
최근 3경기 리시브 효율 40% 이상
세터 김명관 속공구사 횟수도 늘어
배구는 축구나 야구보다 선수 1명이 경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훨씬 크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플레이가 펼쳐지는 까닭에 블로킹을 빼고는 상대팀의 잘하는 선수를 막을 방법도 거의 없다. 그래서 주포인 외국인선수는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동료들보다 공을 만지는 횟수가 많은 세터가 잘하면 팀의 플레이는 눈에 띄게 향상된다.

힘들었던 리빌딩의 끝이 보이는 현대캐피탈이 전광인(31)의 군 전역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그의 복귀전 이후 2승1패다. 첫 경기였던 3라운드 OK금융그룹전에선 상대 외국인선수 레오가 부상으로 빠져 정확한 효과 검증이 어려웠다. 4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선 상대 세터 한선수의 패스가 기막혔고, 라이트 임동혁도 한창 좋은 컨디션이었다. 듀스 접전을 벌인 1세트 이후 범실이 잦아지며 패했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5∼6라운드에는 반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한국전력과 다음 경기는 “해볼 만할 것 같다”고 예측했는데, 그 말대로 됐다. 이번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전력을 4일 풀세트 혈투 끝에 꺾으면서 전반기보다는 팀에 힘이 붙었음을 입증했다.

전광인의 가세로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세터 김명관의 분배다. 안정적 리시브 덕분에 편하게 세트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4일 5세트 13-13에서 플레이였다. 한국전력 박찬웅의 서브를 전광인이 정확하게 머리 위로 밀어주자, 김명관은 차영석을 이용해 노마크 속공패스를 성공시켰다. 블로킹 1위 한국전력이 전혀 손댈 수 없는 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결국 승점 2를 챙겼다.

전광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리시브 효율만큼은 1위를 지켜온 현대캐피탈이다. 남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40%를 넘겼는데, 최근 전광인이 뛴 3경기의 리시브 효율은 각각 58%∼46%∼41%다. 리시브, 디그 등 모든 수비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2년차 리베로 박경민과 전광인에다 가끔 허수봉 대신 투입되는 베테랑 여오현까지 버티면 그야말로 철벽이다.

리시브가 더 좋아지면서 김명관의 속공구사 횟수도 늘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각각 10개∼13개∼24개의 속공을 시도했다. 성공은 6개∼9개∼13개였다. 경기의 승패는 좌우날개 공격에서 주로 판가름 나지만, 중앙을 살리지 않고서는 상대의 블로킹을 허물기 쉽지 않다. 현대배구는 상대의 공격을 따라가는 센터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주춤거리게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래서 속공과 파이프 공격이 필요한데, 전광인의 가세로 현대캐피탈은 종전보다 훨씬 편하게 2개의 공격 옵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리시브 가담이 많은 전광인 덕분에 이전까지 리시브 부담이 컸던 허수봉도 편해졌다. 공격 비중이 늘었고, 효율도 높아졌다.

수비 때 후위에서 다양한 ‘설거지’를 해주는 한편 아직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경기 도중 흔들릴 때마다 주장 전광인이 나서서 분위기를 바꾸고 안정감을 불어넣는 효과도 크다. 이런 모든 영향력을 표현하는 단어가 ‘우산효과’다. 손잡이를 누가 잡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우산 덕분에 여럿이 비를 피할 수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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