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이 1일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이 1일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평창 때보다 확실히 기량이 올라왔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 역사를 쓴 김민석(23·성남시청)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대한민국스피드스케이팅의 차세대 황제로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민석은 평창동계올림픽 빙속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웠던 중거리 종목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된 것만으로도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4일 개막하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일 베이징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진행된 빙속대표팀의 첫 훈련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준호(강원도청), 박성현(한국체대)과 함께 1월 31일 입국한 뒤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여독이 완전히 풀리진 않았지만, 세심하게 빙질을 점검하며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빙질이 마음에 든다. 평창대회 때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얼음과 비슷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았다.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평창대회 때와 비교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당시에는 ‘깜짝 메달의 주인공’으로 불렸지만, 베이징대회를 앞두고는 일찌감치 메달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에 따른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김민석은 “오히려 많은 관심에 감사하다”며 “이제는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관심을 받을수록 경기와 훈련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평창대회 때보다 확실히 기량이 올라왔다”고 자신감을 보인 이유는 분명하다. 평창대회 동메달을 통해 동기부여가 커졌고, 월드컵시리즈 1500m 금메달 등 이후 행보를 통해 확신이 생겼다. 그의 주종목인 1500m는 초반 스피드와 지구력을 모두 겸비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발전을 거듭한 것이다. 김민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더 붙었다. 2년 전부터는 꾸준히 근력운동을 한 덕분에 힘이 붙었고, 초반 스피드와 체력 모두 나아졌다”며 웃었다.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1500m와 평창대회 은메달을 따냈던 팀추월에 나선다. 남자 1500m는 빙속대표팀의 첫 메달이 유력한 종목이라 더 관심이 쏠린다. 그는 “편안하게 준비하겠다”면서도 “출전하는 종목마다 메달을 따고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