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차민규는 12일 베이징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벌어진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차민규는 2018년 평창대회 은메달에 이어 2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평창대회 은메달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우려가 컸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오히려 김준호(강원도청)의 메달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차민규는 때를 기다리며 조용히 칼을 갈았다. 이강석 KBS 해설위원은 대회 초반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차)민규가 몸이 좋아보인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 말은 사실이었다. 차민규는 이날 본인의 기량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바드 로렌첸(노르웨이)와 11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그는 100m를 9초64에 통과했다. 평창대회 당시의 제로백(스타트부터 100m까지 구간)과 비교해 0.01초 느렸지만, 나머지 구간에서 곡선주로 주행의 강점을 완벽하게 살렸다.
김준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레이스를 펼친 8명의 선수가 모두 차민규의 기록을 넘지 못하면서 은메달이 최종 확정됐다.
차민규와 함께 출전한 김준호(강원도청)는 34초54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100m 구간을 9초53에 통과하며 기대를 키웠지만, 400m 구간에서 다소 처진 게 아쉬웠다.
레이스가 끝난 뒤 차민규와 김준호는 함께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기쁨을 만끽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낸 차민규는 “월드컵시리즈 등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한 결과 은메달을 따낼 수 있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역시 큰 경기에 강한 ‘빅 레이스 스케이터’ 다웠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