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승우의 러시아행처럼 양현준의 ‘깜짝’ 카타르행 이뤄질까? [스토리 사커]

입력 2022-09-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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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19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코스타리카, 카메룬과 친선경기에 앞서 소집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 앞서 양현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18년 5월, 한국축구의 관심사 중 하나는 베로나(이탈리아)에서 뛰던 이승우의 러시아월드컵 엔트리 발탁여부였다.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20세) 어린 그를 뽑아야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2차례 평가전을 위해 소집된 명단(28명)에 이승우를 포함시켰다. A대표팀 첫 발탁이었다. 신 감독은 명단 발표를 앞두고 세리에A 데뷔 골을 넣은 유망주에 대한 기대가 컸다.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통해 이미 기량은 확인했다. 스피드와 함께 상대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과감함이 성인대표팀에서도 통할 지가 관건이었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 출신인 그는 월드컵 출전에 진심이었다. 어떻게든 최종 엔트리에 들고 싶었다. “단 1분의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모든 것을 걸고 뛰겠다”는 각오였다. 세리에A 최종전이 남았지만 구단의 배려로 결장한 채 조기 귀국까지 했다.

행운이 따랐다. 이승우는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에 모두 나서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온두라스전에서는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을 도왔다. 그 경기의 영향이 컸다. 신 감독은 “악착같고, 센스 있는 축구를 했다. 내 머리 속의 생각을 알고 하는 것 같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상대로 그는 최종 엔트리(23명)에 포함됐다. A매치 데뷔 1주일 만에 월드컵 티켓까지 거머쥔 것이다. 이승우와 신태용 감독, 그리고 러시아월드컵은 그렇게 운명처럼 하나가 됐다.

19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인 26명의 태극전사 중 생애 첫 A대표팀 발탁은 양현준(20·강원FC)이 유일하다.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26명) 발표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에서 기회를 잡았다.

양현준. 사진제공 | K리그


그는 올 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K리그 히트상품이다. 지난해 부산정보고를 졸업한 뒤 강원 B팀 소속으로 K4리그에서 활동했던 그는 올 시즌 K리그1(1부)을 휘젓고 있다. 8골·4도움으로 강원이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에 오르는데 큰 힘을 보탰다.

양현준의 성장을 쭉 지켜본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벤투 감독은 “어리지만 기술과 스피드가 좋다. 득점력도 갖췄다. 대표팀을 도울 수 있는 선수”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양현준이 보여줄 차례다. 자신의 쓸모를 확인시켜야 한다. 대표팀은 2차례 평가전(코스타리카, 카메룬)을 갖는다. 여기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 카타르행 막차를 탈 수 있다. 양현준도 “경쟁력을 보여 주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4년 전 이승우처럼 양현준도 ‘깜짝 발탁’의 행운을 안을지 궁금하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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