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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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21·마요르카)이 자신을 냉정하게 내쳤던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벌어진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 선발출전해 후반 38분 역전 결승골을 뽑아 팀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5경기 만에 승리를 낚은 마요르카는 3승3무5패, 승점 12를 기록했다.

최근 독감을 앓았던 이강인은 1-1로 맞선 후반 38분 다니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아 화려한 바디페인팅으로 상대를 속인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8월 29일 라요 바예카노전(2-0 승) 이후 8경기만의 시즌 2호 골이다.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이강인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골 세리머니 대신 메스타야를 가득 채운 발렌시아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우를 갖췄다. 경기 후 그는 “축구를 시작한 뒤 느껴본 가장 이상한 감정이었다”며 “발렌시아는 내게 모든 것을 준 팀이다. 항상 발렌시아가 잘 되길 바라고 또 감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성한 이강인은 2017년 B팀 소속으로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실력을 갈고 닦은 끝에 2018~2019시즌 1군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 무대까지 밟았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발렌시아와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발렌시아 생활은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그는 숱한 이적설에 휩싸인 끝에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당시 발렌시아는 논-EU(유럽연합) 쿼터 확보를 위해 이강인을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으로 풀어줬다. 이에 스페인 현지에선 유스 출신인 이강인을 내쫓다시피 한 발렌시아의 행보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마요르카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이강인은 지난 맞대결에서 생긴 아쉬움도 털어냈다. 지난해 10월 펼쳐진 발렌시아와 맞대결에서 전반 32분 앙헬 로드리게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고도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성숙하게 팀 승리를 이끈 이강인의 활약에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발렌시아에서 방출된 적이 있는 이강인에게 더 냉철하게 플레이하라고 당부했는데 잘 이해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