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만 바라본다고?…트레이드 시장도 뜨거워진다

양의지, 이재원,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빠르게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KBO가 FA 자격선수를 공시한 13일부터 이미 물밑경쟁은 시작됐다. 특히 팀의 색깔을 확실히 바꿀 수 있는 포수 포지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많다. 양의지(35·NC 다이노스), 이재원(34·SSG 랜더스), 유강남(30·LG 트윈스), 박동원(32·KIA 타이거즈), 박세혁(32·두산 베어스) 등이다.

그러나 거액을 들여야 하는 FA 시장 참가를 망설이는 팀들도 적지 않다. 특히 내년에는 팀 연봉 총액 상한제인 샐러리캡까지 도입되는 터라 구단들은 쉴 틈 없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FA 대신 트레이드 시장의 문을 두들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KIA는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일찌감치 2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10일 한화 이글스의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데려오며 강속구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를 내줬고, 11일에는 키움 히어로즈 포수 주효상을 영입하며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줬다. 변우혁과 주효상은 팀의 뎁스를 강화할 수 있는 카드다.

2020년 4월 KBO가 지명권 트레이드를 허용한 뒤부터 선수 거래가 더욱 활발해졌다. 이번 오프시즌에도 추가로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풍부한 포수 뎁스를 활용한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타깃도 확실하다. 올 시즌 어려움을 겪었던 불펜 보강이다. 박 감독은 “모든 구단에 트레이드의 문은 열려있다”고 공언했다. 이는 기존 선수들의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일찌감치 포수 보강을 선언했다.

특히 트레이드 시장에서 포수는 그야말로 금값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김태군의 트레이드 반대급부도 우완 사이드암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이었다. 올 시즌 결과만 보면 삼성 쪽으로 무게추가 쏠렸지만,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데다 마무리 경험까지 있는 심창민을 내줘야 했을 정도로 포수의 가치는 높았다. KIA도 주효상을 데려오기 위해 상위 순번 신인지명권을 썼다. 전력 보강에 목마른 팀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오프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