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강백호·알포드·박병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강백호(24)-앤서니 알포드(29)-박병호(37)로 이어지는 KT의 중심타선은 1일과 2일 LG 트윈스를 상대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 2연전에서 제대로 터졌다. 강백호는 11타수 5안타로 타율 0.455를 기록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장타 3개를 터트렸고, OPS(출루율+장타율)는 1.364를 찍었다. 알포드는 활화산이나 다름없었다. 10타수 6안타 2홈런으로 폭발했다. 2루타도 3개였다. OPS는 무려 2.100이다. 8타수 3안타의 박병호는 장타를 뽑진 못했지만, 3타점으로 클러치 상황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KT는 이들을 클린업트리오에 배치하진 않았다. 강백호를 2번 타순에 집어넣고, 그 뒤로 알포드와 박병호를 내세웠다. 이들이 개막 2연전에서 합작한 타점은 무려 13개다. 공식 개막전이었던 1일 경기에선 11-6 대승을 이끌었다. 연장 접전 끝에 패한 2일 경기에서도 2-9로 크게 뒤지다 9-9까지 따라붙는 데 이들이 앞장섰다.
KT는 2022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박병호를 영입했다. 강백호, 외국인타자와 더불어 박병호를 중심타선에 배치해 공격력을 극대화함으로써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들 3명이 동반 출전한 경기 자체가 많지 않았다.
지난해 강백호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정규시즌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로는 타격 밸런스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또 지난 시즌 초반에는 외국인타자가 부진해 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합류한 선수가 알포드다. ‘국민거포’의 위력을 되찾아 홈런을 펑펑 쏘아 올리던 박병호도 시즌 막판 발목을 다쳐 전열을 이탈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 3명이 동반 폭발한 경기는 드물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올해는 출발부터 조짐이 좋다. 지난해 부진으로 올해 연봉까지 크게 깎인 강백호는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새 시즌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장타력에서 아쉬움을 샀던 알포드 역시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는 동안 특타까지 자청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홈런왕 타이틀을 탈환하며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박병호는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KT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초반 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선발투수진의 시즌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불펜에선 부상자가 속출해 대체자원으로 4월을 버텨야 한다. 주권, 김민수, 박시영 등이 5월부터 차례로 복귀할 예정이라 4월 레이스는 타선의 힘으로 끌고 가야 한다.
불과 2경기뿐이지만 중심타자 3명의 타격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KT로선 고무적이다. 매년 ‘슬로 스타터’로 불리며 힘겹게 4월을 보낸 KT가 올 시즌 초반에는 중심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순항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