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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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이전 KT 위즈의 상위권 진입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스포츠동아의 개막특집 설문에 응한 해설위원 10명 모두 KT의 5강 진입을 예상했고, 우승 후보로도 3표를 받았다. 외국인투수 2명(웨스 벤자민·보 슐서)과 고영표~소형준~엄상백 등이 포진한 리그 최고의 선발진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5월까지 KT는 16승2무29패(승률 0.356)로 최하위(10위)였다. 최고의 무기였던 선발진은 팀 평균자책점(ERA) 최하위(4.79)였고, 불펜 ERA도 8위(4.49)로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소형준은 5월 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이탈했고, 슐서는 9경기에서 1승7패, ERA 5.62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방출됐다. 주축 타자들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탓에 정상 전력을 꾸리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특히 접전 승부에서 무너진 여파가 장기간 이어진 게 치명적이었다. KT는 5월까지 2점차 이내 승부에서 2승12패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역전승은 가장 적었고(5승), 9차례 역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18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좋지 않을 때는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못 내고 곧바로 실점하는 패턴이 이어졌다. 초반에는 경험도 많이 부족했고, 부상자도 많았는데 좋지 않았던 부분을 일찍 경험한 게 다행”이라고 돌아봤다.

다행히 6월 들어 대부분의 약점이 개선된 모습이다. 17일까지 KT의 6월 역전승은 5차례로 가장 많았고, 역전패는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1점차 승부에서 5전승을 거둔 점도 돋보인다. 이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주전들이 다시 자리를 잡고 다른 선수들도 적응하는 것 같다. 이기는 경기를 통해 자신감도 커졌다”며 “선수들이 1점을 짜내는 전략을 잘 이행했고, 계투진은 그 점수를 잘 지켰다”고 밝혔다.

고영표(ERA 2.57), 배제성(1.15), 벤자민(3.78) 등 핵심 선발투수들의 6월 합산 ERA가 2.52에 불과하고, 17일 복귀전을 치른 윌리엄 쿠에바스도 녹슬지 않은 구위를 자랑한 덕분에 향후 전망도 밝다. 불펜에선 6월 8경기(9.1이닝)를 자책점 없이(2실점) 막아낸 박영현의 공이 크다. 이 감독은 “타자들도 잘했지만, 중간에 나갔던 투수들이 정말 잘 막아준 것”이라며 “특히 (박)영현이가 아주 중요할 때 항상 들어가서 기회를 만들어줬다. 막아야 할 때 확실히 막는다. 그 덕분에 타자들도 힘을 내서 마지막에 뒤집을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