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박병호. 스포츠동아DB
KT 위즈 박병호(37)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2020년 0.223, 2021년 0.227로 타율이 급락한 까닭에 제기됐던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홈런왕(35개)을 차지하며 잠재웠다. 지난해와 비교해 홈런은 크게 줄었지만, 지금도 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늘 앞장서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12일까지 올 시즌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356타수 99안타), 13홈런, 70타점, 출루율 0.343을 기록 중이다. 그의 진짜 가치는 홈런에 드러나지 않는다. 4번타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점을 뽑아 팀의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데, 박병호는 올 시즌 앤서니 알포드와 함께 팀 내 최다 결승타(9개)를 뽑고 있다. 특히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타율 0.382(55타수 21안타), 3홈런으로 강하다. KT로선 2022시즌을 앞두고 그를 영입하기 위해 3년 총액 30억 원을 들인 투자가 조금도 아깝지 않다.
최근 흐름도 좋다. 7~8월 39경기에서 타율 0.321(106타수 34안타), 5홈런, 2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이 기간 팀의 고공행진(32승10패)에 앞장섰던 기세가 9월 첫 5경기의 부진(16타수 2안타)으로 다소 꺾이는 듯했으나, 최근 5경기에서 다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으로 되살아났다. 3-0 승리를 거둔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선제 결승타와 쐐기 2점홈런으로 팀의 득점을 혼자 책임졌다. 몰아치기에 능한 그의 성향도 KT의 막판 순위싸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기록 하나도 추가했다. 375홈런으로 이승엽(은퇴·467홈런), 최정(SSG 랜더스·454홈런)에 이어 KBO리그 개인통산 홈런 3위에 올랐다. KBO리그 대표 홈런타자의 상징과도 같은 400홈런도 멀지 않았다. 박병호 역시 “통산 홈런 3위는 스스로도 자랑스러운 기록”이라고 밝혔다.
KT는 치열한 순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5위권과 격차가 크지 않아 안심할 수 없지만, 선두 LG 트윈스를 따라잡을 여지 또한 남아있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를 한국시리즈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치러야 한다. 승부처에서 흔들림 없이 늘 그 자리에 있는 박병호의 존재는 엄청난 힘이 된다. 박병호는 “올 시즌 장타력이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들이 많으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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