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정효 감독. 스포츠동아DB
광주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가장 크게 화제를 모은 팀이다. 지난 시즌 광주는 K리그2에서 역대 최단기간 우승 확정을 통해 올 시즌 K리그1에 복귀했다. 이 감독의 공격축구와 치밀한 세부전술,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룬 쾌거였다.
K리그1에 올라온 이 감독은 남다른 야망을 밝혔다. 2부에서 구사했던 공격축구를 1부에서도 고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선 미디어캠프에서 “용기 있게 도전하겠다. 실패는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무리 K리그2를 평정했다고 하더라도 K리그1의 강호들을 상대로 똑같은 공격축구가 통하겠느냐는 의구심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감독은 “만약 울산 현대, 전북 현대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물러나는 축구를 한다면, 선수들은 배우는 게 없다. 부딪혀야 배운다”고 되물었다.
이 감독의 예고는 곧 현실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상대가 누구든 중요하지 않았다. 광주만의 색깔은 경기를 치를수록 뚜렷해졌다. 결국 K리그1에서 구단 최초로 ‘단일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고, 9월에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원정에서 2-0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감독의 확신과 선수들의 노력이 뒤따른 결과다.
어느새 광주는 3위까지 올라 파이널A(1~6위)에 진입했다. 1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이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광주가 이 자리에 있는 게 이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심들이 우리에겐 동기부여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파이널A에 오른 광주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광주를 ‘시끄러운 팀’이라 표현한 이 감독은 “파이널라운드에서도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21일 선두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광주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