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커닝햄. 사진제공 | KBL
사실 LG가 대체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데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비자 발급 등 KBL 등록에 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해야 외국인선수 공백 없이 수원 KT와 4강 PO(5전3선승제)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조상현 LG 감독은 이번 시즌 초반까지 함께한 커닝햄, 조쉬 이바라(29) 등 2명을 놓고 고민했다. 둘 다 비자가 살아있어 한국에 들어오기만 하면 곧바로 KBL에 등록해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었다.
조 감독이 최종적으로 커닝햄을 낙점한 이유는 ‘팀 시스템’이었다. 커닝햄이 지난 시즌부터 1옵션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32)의 백업으로 활약한 덕분에 LG의 공·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아바라보다 월등하다고 판단했다.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커닝햄을 다시 데려오기로 결정한 직후 조 감독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국시간으로 새벽이었지만,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연락을 받은 커닝햄은 가족과 상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3시간 정도 지나 ‘OK’사인을 보내왔다. LG 프런트는 급하게 항공권을 구했고, 커닝햄은 12일 한국에 도착했다.
조 감독은 “커닝햄이 미국에서 머무는 동안 훈련을 거의 못했다는 얘기를 솔직하게 했다. 하지만 우리 시스템을 잘 알기에 짧은 시간이지만 백업으로 충분히 버텨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커닝햄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면 내년에 열릴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출전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감독 입장에선 너무 고마웠다”며 “선수들도 커닝햄이 돌아온 것을 반긴다. PO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