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 카를로스 알카라스(왼쪽)와 준우승자 노박 조코비치가 14일(현지시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나란히 섰다. 런던|AP뉴시스
알카라스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2위)를 2시간27분 만에 세트스코어 3-0(6-2 6-2 7-6<7-4>)으로 완파하고 우승 상금 270만 파운드(약 48억5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도 조코비치를 누른 바 있다.
2022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신고한 알카라스는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하는 등 4차례 오른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모두 우승하는 ‘불패 행진’을 펼쳤다. 또 프로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락된 1968년 이후 로드 레이버(호주), 비에른 보리(스웨덴),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 조코비치에 이어 같은 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연속으로 제패한 6번째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와 상대전적에서도 3승3패로 균형을 맞춘 알카라스는 “윔블던 우승은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꿈”이라며 “멋진 트로피를 다시 들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한 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연속으로 우승한 6번째 선수가 된 사실에 대해선 “훌륭한 선수들과 비교돼 영광”이라며 “아직 그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6월 프랑스오픈 8강전을 앞두고 기권한 뒤 무릎 수술을 받고 복귀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남녀 통틀어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우승 기록인 25회에 도전했으나 무산됐다. 또 페더러가 보유한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8회)과 타이를 이루는 것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결승까지 오른쪽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뛴 조코비치는 경기 후 “오늘 알카라스는 압도적이었고 우승할 자격이 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알카라스는 무릎 수술의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조코비치를 상대로 1, 2세트를 압도했다. 2세트까지 불과 1시간15분 만에 끝냈다. 그러나 3세트 들어 조코비치의 저력이 발휘됐다. 게임스코어 1-1에선 5차례 듀스 접전 끝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냈고, 게임스코어 4-5에선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5-5를 만들었다. 결국 타이브레이크에 접어들었으나, 젊은 알카라스가 힘과 기세로 조코비치의 노련미를 잠재웠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