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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55)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KFA)는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유인촌 장관의 지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전제로 한 조사를 예고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중이 분노하는 핵심 포인트는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이다.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을 경질한 KFA는 5개월간 신임 사령탑 선임작업을 진행한 끝에 7일 홍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절차와 과정이 잘못됐다.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을 유럽에서 대면한 뒤 홍 감독과 접촉해 최종 결정한 이임생 KFA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는 KFA 정관상 A대표팀 운영에 개입할 수 없다.
A대표팀은 이사회에 속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 고유 영역이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 표명이 있었으나, 기술발전위원장이나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장을 대리할 근거가 없다. 정관에 따르면 17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만 나설 수 있는 이 이사는 “(정몽규) 회장이 전권을 줬다”고 강조했는데, 정 회장도 이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 긴급 이사회 등 최소한의 절차가 필요했다.
결국 ‘약화된’ 전력강화위원회의 위상에서 비롯됐다. 한때 이 기구는 남녀 A대표팀 운영 전반에 관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KFA는 2021년 7월 돌연 정관(제52조)을 개정해 ‘대표팀 운영에 대한 자문 및 조언’으로 역할을 축소했다. 그러면서 “해외 협회 시스템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축구인들은 “당시 KFA 수뇌부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을 데려오면서 권한이 커진 김판곤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불편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영향력을 줄이고 견제하려는 목적이 적잖게 반영됐다”고 꼬집는다.
이렇듯 전력강화위원회가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하면서 외부인이 개입할 여지가 커졌다.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도 철저한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다.정 전 위원장은 후보군 선정을 놓고 KFA 수뇌부와 충돌하다 사퇴했다. 기존 시스템으로 되돌려놓지 않는 한, 무리수가 반복될 수 있다.
낡은 규정도 바꿔야 한다.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 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의 선임) 2항은 “감독에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했을 경우, 해당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고 돼 있다. 2007년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 2012년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선임이 여기서 비롯됐다.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의 대표팀 이직이 문제 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세상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규정이다. 논리는 상식적이어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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