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승현. 스포츠동아 DB
2023~2024시즌 챔피언 결정전을 제패한 부산 KCC는 2024~2025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17~2018시즌 원주 DB에서 활약한 뒤 미국프로농구(NBA) 무대까지 밟은 외국인선수 디온테 버튼(30·193㎝)을 영입하면서 기대를 더욱 키웠다.
2017~2018시즌 버튼은 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손색없었다.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23.5점·8.6리바운드·3.6어시스트의 성적을 거두며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내외곽을 오가며 다양한 위치에서 득점하는 데다,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동료들을 살려주는 등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버튼의 KCC 행에 큰 관심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다.
관건은 버튼의 포지션이다. 1옵션 외국인선수인 만큼 득점에 큰 힘을 보태야 하는데, NBA(오클라호마시티 선더) 시절 파워포워드, 스몰포워드, 슈팅가드를 오갔다. 골밑을 지배하는 ‘빅맨’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골밑 수비가 필요할 때는 2옵션 외국인선수 타일러 데이비스(27·208㎝)를 활용해야 한다.
데이비스도 득점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선 버튼의 출전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골밑 수비에 딜레마가 생기는데, 이를 해결할 적임자가 바로 이승현(32·197㎝)이다. 파워포워드지만, 외국인선수와 몸싸움이 가능한 데다 리바운드 능력 또한 출중하다. KCC가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보수총액 7억5000만 원의 5년 계약을 안긴 이유다. 지난 2시즌 동안은 기대했던 만큼의 능력치를 보여주지 못했던 터라, 본인 역시 새 시즌에는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의지다.
비시즌을 통한 변화에서 그의 의지가 읽힌다. KCC 구단 관계자는 22일 “이승현이 비시즌 동안 몸무게를 약 10㎏이나 감량했다”며 “개인훈련을 통해 살을 빼고 팀 훈련에 나왔다. 태백 전지훈련 때는 일반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만들었더라”고 감탄했다. 급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일반식 섭취 시 빠르게 몸무게가 늘곤 하는데, 이승현은 체지방과 골격근량 등의 ‘인바디’에도 신경 쓰며 몸을 관리한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대표팀 훈련 등으로 팀 합류가 늦었지만, 올해는 비시즌 내내 호흡을 맞춘 만큼 팀 전술에 녹아드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구단 관계자는 “힘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 느낌이다.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기대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