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마크람 다부브 감독. 사진출처|팔레스타인축구협회
홍명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축구국가대표팀의 첫 상대는 팔레스타인이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 함께 묶인 두 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을 치른다. 싱가포르~중국~태국과 경쟁한 2차 예선 C조를 1위(5승1무·승점 16)로 통과한 한국은 그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팔레스타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96위지만, 최종예선에 올라온 만큼 결코 만만한 전력은 아니다. 2차 예선 I조에서 호주~레바논~방글라데시를 상대해 2위(2승2무2패·승점 8)를 차지해 최종예선에 올랐다. 6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호주에 밀린 팔레스타인은 레바논과 2위를 다퉜다. 6경기 6골·6실점을 기록한 팔레스타인은 3위(1승3무2패·승점 6) 레바논을 따돌렸다.
최근 팔레스타인은 아시아 무대에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앞서 1~2월 열린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선 16강까지 올랐다. 카타르에 1-2로 지며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개최국이자 대회 우승국을 상대로 접전을 벌였다.
상승세의 중심에 유럽파 선수들의 활약이 있다. 팔레스타인의 ‘주포’ 오데이 다바그는 ‘홍명보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공격수다. 벨기에 1부 로얄 샤를루아에서 뛰고 있는 그는 A매치 22경기에서 8골을 뽑았을 정도로 결정력이 좋다. 아시안컵에서 팀이 기록한 6골 중 절반을 책임졌고,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6경기 3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팔레스타인이 지닌 또 하나의 무기는 귀화 선수들이다. 팔레스타인은 6월 덴마크 태생의 장신 공격수 웨삼 아부 알리(알아흘리·이집트)를 귀화시켜 187㎝의 제공권을 확보했다. 또 스웨덴 출신 공격수 오마르 파라이(AIK·스웨덴)와 미드필더 무스타파 지단(로센보리·노르웨이)까지 자국 유니폼을 입혀 전력을 강화했다. 이들 모두 강한 체력과 유럽에서 익힌 기술로 한국 골문을 위협할 만하다.
팔레스타인은 중동 분쟁으로 불안한 자국 상황 때문에 지난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훈련하며 한국전을 준비했다. 최근에는 전쟁으로 인해 자국 리그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튀니지)은 “상황이 어렵지만,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선수층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