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영빈이 8일 잠실 한화전 3회말 2사 2·3루에서 타격하고 있다. 4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트윈스 이영빈(22)이 ‘인생경기’를 펼쳤다.
이영빈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3득점으로 LG의 14-3 대승에 앞장섰다. 안타, 홈런, 타점 모두 프로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다. 또 홈구장에서 처음 손맛을 보기도 했다.
2연승을 거둔 3위 LG(68승2무60패)는 갈 길 바쁜 한화(60승2무66패)에 뼈아픈 일격을 가했다. 한화는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5위 KT 위즈(64승2무65패)와 격차는 2.5경기로 벌어졌다.
홍창기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6일부터 잇달아 우익수로 선발출전 중인 이영빈이 제대로 터졌다. 전날(7일) 콘택트 위주의 스윙으로 3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린 그는 이날 2번째 타석에서 제대 이후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에서 팀이 삼중도루에 성공해 3-0을 만든 가운데, 볼카운트 2B-2S에서 한화 2번째 투수 김기중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배트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9회초 대타로 출전해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오심으로 인정 2루타에 그친 뒤 5일 만에 ‘공식적으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한 것이다.
기분을 한껏 끌어올린 그는 3번째 타석에선 더 큰 타구를 날렸다. 4회말 2사 2루에서 한화 3번째 투수 한승주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몸쪽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큰 아치를 그리며 외야 오른쪽 폴로 향했다. 최초 판정은 파울이었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홈런으로 정정됐다. LG는 11-2로 더 멀리 도망갔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6회말과 8회말 잇달아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4안타 경기를 작성했다. 2021년 입단한 그의 한 경기 최다 안타는 2021년 6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의 3개였다.
이영빈은 경기 후 “잠실에서 홈런 치는 걸 상상만 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 팬들의 응원도 받으니 좋았다”며 “최근 훈련을 많이 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팀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KIA전에서 홈런이 사라져 팀원들을 포함해 주변에서 많이 아쉬워했다.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고만 말했는데, 그게 빨리 이뤄져 다행인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