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현웅(오른쪽)이 17일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와 2024~2025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장성룽(4번)과 헤더 경합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AFC 웹사이트
포항은 17일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상하이 선화(중국)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원정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후반전 초반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13일 광주FC와 K리그1 30라운드 원정경기(1-2 패) 이후 곧장 중국 원정을 준비한 탓에 최정예 선발진을 구성하지 못했음에도 후반 8분 조르지(브라질)의 선제골로 흐름을 잡았다.
하지만 집중력이 아쉬웠다. 후반 18분 안드레 루이스(브라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포항 수비진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결국 후반 26분과 37분 세파스 말레레(스위스)에게 잇달아 실점했고, 후반 39분 가오톈이(중국)에게 쐐기골까지 내줬다.
최근 K리그에서 흐름도 좋지 않았다. 포항은 김천 상무와 25라운드 원정경기(1-2 패)부터 광주와 30라운드까지 6연패를 당했다. 순위는 6위(12승8무10패·승점 44)까지 곤두박질쳤고, 7위 광주(13승1무16패·승점 40)와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턱걸이를 다투는 처지가 됐다.
K리그와 ACLE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결정한 ‘3원화 운영’도 효과가 없었다. 포항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13일 광주전을 뛴 선수 일부는 곧장 인천으로 이동해 출국했고, 또 다른 일부는 포항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광주전을 함께하지 않고 체력을 비축했던 선수들은 인천으로 이동해 팀에 합류한 뒤 상하이 원정에 나섰다. 얇은 선수층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포항은 올 시즌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극적인 승리를 여러 차례 거두며 ‘태하드라마’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여름부터 선수단에 공백이 생기기 시작했다. 팀 내 최다 득점자(9골)인 이호재와 수비의 핵 이동희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뒤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2일 2위(15승6무9패·승점 51) 강원FC와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태하드라마’의 결말은 암담해질 수도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