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4)은 누구보다 바쁜 2023년을 보냈다. 지난해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한 해를 시작했고, 정규시즌 풀타임 선발로 26경기에 등판한 뒤에도 10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꾸준한 활약의 산물이다. 14승을 거둔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고, 2023년(7승)을 제외한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7경기에서 1완투승을 포함해 14승6패, 평균자책점(ERA) 3.75를 기록 중인 올해는 데뷔 첫 15승까지 노리고 있다.
올해도 원태인은 긴 시즌을 보내야 할 듯하다. 지난해와 달리 팀의 플레이오프(PO) 직행 가능성이 큰 데다, 11월에는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가 예정돼 있어서다. 원태인은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 60명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지금의 위치라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대표팀의 핵심 선발투수로서 활약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원태인은 “최종 선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주고 있는 팔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대표팀에서 부르면 언제든지 가야 한다. 나도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런 점은 굉장히 감사한 일인데,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시즌이 더 길어진다. 예를 들어 경기하다가 다치면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프리에이전트(FA) 등록 일수 외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주시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소신 발언도 잊지 않았다.
원태인이 많은 팬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남다른 프로의식이다. 소속팀에서든, 대표팀에서든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열정을 태운다.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 도중 탈수 증세를 호소하면서도 끝까지 버티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올 시즌에만 3차례나 오후 2시 낮경기에 등판한 것도 조금이라도 젊고 체력이 좋은 본인이 희생해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당면 과제는 포스트시즌(PS)이다. 원태인은 2021년 PS를 경험했지만, 당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가을야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본인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포수 강민호(39)와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원태인과 강민호 모두 한국시리즈 경험은 없다. 원태인은 “(강)민호 선배가 많이 긴장하고 계신다. ‘매직넘버 카운트를 안 해봐서 모르겠다’고 하시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