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윤빛가람(왼쪽)이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 홈경기 도중 이영재(오른쪽)에게 실점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전날(13일) 손준호의 계약 해지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수원FC는 이날 0-6으로 대패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수원FC는 창단 이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14승6무10패, 승점 4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2021시즌(5위·14승9무15패·승점 51)을 뛰어넘을 기세다.
겉보기에는 순항하고 있지만, 시즌 내내 고비가 적지 않았다. 초반에는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하면서 프로 사령탑이 처음인 김은중 감독을 향해 의구심이 일었고, 상위권으로 도약했을 무렵에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이승우(전북 현대)와 권경원(코르파칸클럽)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다.
위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축구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가 최근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는데,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여론 약화를 의식한 수원FC는 13일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알렸다.
전력과 팀 분위기 모두 급격히 가라앉았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 홈경기에서 0-6으로 대패한 데는 ‘손준호 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북전을 마친 직후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게 사실이다.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며 “분위기를 잘 추슬러야 한다. 대안이 없어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선두 울산 HD(승점 54), 2위 강원FC(승점 51), 3위 김천 상무(승점 50)와 격차가 작아 우승 또는 3위까지 얻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울산과 강원은 여름이적시장에서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고, 김천 또한 신병들의 입대로 전력이 상승한 것과 달리 수원FC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기에 쫓아갈 힘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원FC는 여름이적시장에서 주축 자원들이 이탈하자 공격수 안병준, 미드필더 노경호, 한교원, 수비수 소타(알바니아), 골키퍼 정민기를 데려왔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진 못하고 있다. ‘김 감독에게 제대로 된 보강을 해주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손준호의 영입은 큰 보강”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이제는 ‘공수표’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하다. 여름이적시장은 이미 끝난 만큼 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전반기 이상의 긴장 속에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재원, 노경호 등 젊은 선수들로 손준호의 빈자리를 메우는 한편 분위기 수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