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금메달 이후 ‘동화 속 주인공’ 같은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교포 리디아 고가 26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격해 박지영 박현경 이예원 배소현 등 국내파 최강자들과 뜨거운 샷 대결을 펼친다. 사진은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나섰던 리디아 고. 사진제공 | KLPGA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대상‧평균타수 1위에 올라있는 박지영을 비롯해 나란히 3승씩을 수확한 박현경 이예원 배소현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간판 선수들이 모두 출격한다. 여기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그리고 김효주도 가세했다. 판이 더 커진 특급대회, 우승상금 2억7000만 원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이 26일부터 나흘간 인천 청라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총상금 15억 원 규모의 최상위급 대회인 만큼 박지영 등 ‘3승 4인방’과 상금 3위‧대상 4위에 올라있는 윤이나(1승), 올 시즌 유일하게 ‘전 대회 출장+전 경기 컷 통과’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노승희(2승)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큰 경기에 강한 ‘디펜딩 챔피언’ 이다연, 찬 바람이 불면 더 강해지는 ‘가을여왕’ 김수지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리디아 고와 이민지, 패티 타와타나낏 그리고 김효주는 롤렉스 월드랭킹 순위자 자격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 이민지, 타와타나낏과 함께 주최사인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이효송은 추천선수로 엔트리에 들었다.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열다섯살 이효송은 9월부터 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이민지와 타와타나낏은 지난해 연장에서 이다연에 패하며 나란히 공동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해외 참가 선수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이는 최근 스스로의 표현대로 ‘동화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리디아 고다. 리디아 고는 올 1월 힐튼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정상에 선 뒤 한동안 주춤했지만 지난달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기세를 몰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패권을 차지한 데 이어 23일 끝난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한 달 만에 다시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며 시즌 3승, 통산 22승에 입맞춤했다. 제주가 고향인 교포로 2015년 고려대 심리학과에 입학해 현재 휴학 상태인 리디아 고는 2022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해 ‘현대가(家) 며느리’가 됐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2019년 첫 참가, 그해 공동 33위에 올랐고 2021년 공동 5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컷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다.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후 곧장 입국, 체력적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하는 리디아 고는 하나금융그룹을 통해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한국 팬들이 보내 주신 관심과 성원이 큰 힘이 됐다”며 “올해도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기대된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