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꿨던 2023년, 생존해야 하는 2024년…1년 만에 바뀐 이정효 감독의 냉혹한 현실

입력 2024-09-25 16: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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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지난해 3위로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파이널B로 떨어졌다. 이제는 잔류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는 지난해 3위로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파이널B로 떨어졌다. 이제는 잔류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해 광주FC 이정효 감독(49)의 상황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 시즌 광주는 K리그1 최고의 다크호스였다. 승격 첫 시즌임에도 이 감독은 기죽지 않았다. 틀에 박히지 않은 포지션 배치와 선수들의 유기적 움직임을 바탕으로 어느 팀을 만나도 ‘주도하는 축구’를 유지했다. 결국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며 구단 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까지 따냈다.

하지만 올 시즌 여정은 험난하다. 7위(13승1무17패·승점 40)로 떨어져 파이널 라운드 그룹B(7~12위)를 확정했다. 이제 목표는 잔류다. 남은 정규 라운드 2경기와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많이 쌓아 10~12위의 강등권에선 멀어져야 한다.

광주는 강등권의 최상단에 있는 10위 전북 현대(8승10무13패·승점 34)에 제법 앞서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다음 시즌에도 1부에서 도전을 이어가려면 우선은 K리그에 집중해야 한다. 17일 2024~2025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홈경기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를 7-3으로 완파하며 아시아클럽대항전 첫 경기에서 역사적 승리를 챙겼으나, 이 감독이 마냥 기뻐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그는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ACLE보다 리그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라고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올해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뼈아팠다. 넉넉하지 않은 시민구단의 특성상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붙잡기 쉽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축 수비수 티모(네덜란드)가 청두 룽청(중국)으로 떠나면서 수비진 구성에 차질이 생겼고, 여름에는 프랜차이즈 스타 엄지성마저 스완지시티(잉글랜드)로 이적했다.

반면 선수 영입은 여의찮았다. 구단이 올해 수입을 과대 계산해 재정건전성 규정을 위반하는 바람에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여름이적시장 동안 영입금지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하락한 순위만 두고 이 감독의 올해를 ‘실패’로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등권 팀들과 처절한 사투를 이어가야 한다. 1년 전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감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잔류를 이뤄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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