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샘조세프 벨란겔. 사진제공|KBL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서울 삼성을 꺾고 ‘2024 DB손해보험 KBL 컵대회’ 4강에 진출했다.
가스공사는 9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삼성을 88-7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가스공사는 조별리그 전적 2전승으로 창단 첫 컵대회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가스공사에서 3시즌째를 맞은 필리핀 출신 아시아쿼터 샘조세프 벨란겔의 존재감이 빛난 한판이었다. 벨란겔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23점·5어시스트·3스틸의 만점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에서 첫 시즌인 2022~2023시즌 52경기에서 평균 18분48초를 뛰며 7점·1.9리바운드·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 시즌 52경기에선 28분52초를 소화하며 12.6점·2.2리바운드·3.8어시스트로 부쩍 향상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22~2023시즌 경기당 0.8개였던 3점슛이 지난 시즌에는 1.4개로 늘었고, 이날도 8개를 시도해 3개를 꽂았다.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에 슈팅 능력까지 향상한 그의 화력은 엄청났다.
가스공사는 벨란겔 외에도 앤드류 니콜슨(17점·6리바운드·4스틸), 이대헌(17점·3리바운드), 김낙현(16점·5어시스트)까지 총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삼성의 수비를 흔들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가스공사로 이적한 정성우도 8점·6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특히 이날 팀 실책을 9개로 줄인 안정감이 돋보였는데, 무려 28개의 실책으로 자멸한 삼성과 대조된다.
46-46 동점으로 전반이 끝나고, 3쿼터까지 가스공사의 리드폭이 2점(64-62)에 불과했을 정도로 치열했다. 이날 승리가 4강 진출과 직결되는 터라 그야말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가 펼쳐졌다. 삼성 역시 이원석(15점·8리바운드), 마커스 데릭슨(14점), 코피 코번(12점·7리바운드), 최승욱(12점), 조준희(11점)가 고른 득점을 올린 데 힘입어 가스공사를 압박했다.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가스공사는 4쿼터에만 벨란겔, 김낙현(이상 7점), 니콜슨(6점)의 삼각편대가 20점을 합작한 덕분에 삼성의 수비벽을 허물 수 있었다. 4쿼터 시작 48초만에 차바위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72-65에서 니콜슨의 3점포 2개와 벨란겔의 자유투를 시작으로 14점을 몰아쳤고, 그 사이 실점은 이원석의 자유투에 의한 1점이 전부였다.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86-66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3쿼터까지 잘 싸우고도 4쿼터에만 5개의 실책을 저지른 탓에 스스로 흐름을 끊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