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시즌 V리그는?] 더 높이 날고 싶은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의 꿈 “배구 몰라도 우리 보며 영감 얻는다면?”

입력 2024-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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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부터 V리그 남자부 통합 4연패를 이뤘다. 2005년 리그 출범 이후 최초의 역사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삼성화재(3연속)를 뛰어넘자 ‘절대 강자’, ‘왕조’ 등의 수식어가 뒤따랐다. 최근 경기도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37)은 “누군가는 쉽게 이야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게 우리가 피, 땀, 눈물을 흘려서 만든 결과였다”고 돌아봤다.

대한항공은 아직 배가 고프다. 사상 첫 통합 5연패는 당연한 목표다. 지난 시즌 남자부 최초로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 참가해 한국배구의 위상을 높였듯, 더는 V리그 안에서 목표를 이루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시즌 핀란드대표팀과 친선경기에 이어 올해는 도쿄 그레이트베어스, 오사카 블루테온과 합동 전지훈련, 이탈리아 베로 발리 몬차와 친선경기 등을 통해 국제 경험을 착실히 쌓은 이유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 팀은 물론 한국배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지 않았을까”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팀을 정비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떠난 리베로 오은렬의 빈자리를 정성민, 송민근, 강승일 등이 메운다. 대한항공의 ‘더블 스위치’ 전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축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함에 따라 외국인선수,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요스바니(쿠바), 아레프(이란)를 영입했다. 또 미들블로커(센터) 진성태를 OK저축은행으로 보내고 2024~2025시즌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얻었다.

-일본 전지훈련, 몬차와 친선경기의 소득은?

“사실 더 많은 국제 경험을 원했다. 올해는 여러 요인으로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몬차가 한국에 오지 않았는가. 몬차와 친선경기는 우리에게는 아주 큰 경험이 됐다. 우리 대한항공은 물론 한국배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고 보고 있다. 또 자체 훈련에 다른 외국인선수를 초대해 도움을 주고받았다.”

-올해는 대표팀 차출이 많지 않았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뛰고 오는 선수가 많았다. 소속팀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는 않기에 클럽 감독으로선 아쉬운 점이 있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뛰고 오는 게 좋다. 국제 경험을 쌓고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계 배구를 경험하면서 배우는 게 정말 많다.”



-외국인선수(1순위)와 아시아쿼터(6순위) 트라이아웃은?

“우리 강점 중 하나가 아포짓 스파이커를 2명 두는 것이다. (임)동혁이가 입대해 아쉽지만, 강점을 유지하고 살리려고 했다. (지난 시즌 득점 1위) 요스바니를 뽑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우리와 잘 맞고, 또 우리를 잘 아는 선수다. 아레프는 자국 리그를 벗어나서 뛰는 게 처음이다. 모든 게 처음이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좋은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 배구 스타일이 새로울 테지만,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따라와주고 있다.”

-오은렬 이적 후 KOVO컵에서 기존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석이 리베로를 맡았는데, 새 시즌 구상은?

“(오)은렬이가 그동안 정말 많이 헌신해줬다. 이제는 그 한 자리를 다투는 상황이다. 새 시즌 리베로 경쟁이 아주 치열할 것이다. (정)지석이가 리베로를 맡은 이유는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려는 차원이었다.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주 포지션에서 뛰지 못해 불운했지만, 경기감각 향상은 필요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복귀해주기를 바란다.”

-KOVO컵에서 주목받은 이준을 비롯해 곽승석, 정한용에 복귀 전력 정지석 등 아웃사이드 히터진 활용 구상은?

“(이)준이는 성실하다. 지난 시즌 기회가 많지 않기는 했다. 하지만 새 시즌은 다를 듯하다. 훈련량이 정말 많다. 아마 한국에서 준이만큼 많은 공을 받은 선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로선 가용 선수가 (부상자) 지석이를 제외하고 3명이다. 그런데 3명 모두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가 만나는 상대와 성향에 따라 기용법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어느 아웃사이드 히터가 투입되든 우리 세터진이 다양하게 활용해줄 수 있다.”

-새 시즌 목표는?

“꼭 ‘좋은 배구’를 해보고 싶다. 그게 내 평생 꿈이다. 갖고 있는 모든 기술을 써 정말 좋은 배구를 선사하고 싶다. 배구를 모르는 사람이 우연히 우리 경기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어느 분야든 꿈에 한층 다가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또 어떤 어린이가 우리 배구를 보고 배구선수를 꿈꾼다면 그만큼 좋은 게 또 어디 있겠나. 그것은 우리가 ‘좋은 배구’를 하고 있다는 뜻 아닐까?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다시 0-0부터 시작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아직 보여줄 게 많고, 아직 배고프다.”


신갈|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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