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 그린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 3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갤러리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파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해나 그린(호주)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30억 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1~3위를 모두 외국 선수가 가져간 가운데 한국은 최혜진과 성유진이 공동 4위에 랭크되는 등 톱10에 4명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레를 했다.
그린은 20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2위 셀린 부티에(프랑스‧18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33만 달러(4억5000만 원)를 받았다. 짠네티 완나센(태국)이 합계 17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를 8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친 뒤 2라운드부터 한번도 리더보드 최상단 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그린은 올 2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6개월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며 시즌 3승, 통산 6승을 달성했다. 2018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린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면서 첫 대회였던 2019년 장하나를 비롯해 2021년 고진영, 2022년 리디아 고(뉴질랜드), 2023년 이민지(호주, 2021년은 코로나19로 미개최)가 정상에 올라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계) 선수들이 연속 정상에 올랐던 흐름은 처음으로 깨졌다.
나흘 내내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지만 우승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부티에는 4라운에서만 무려 6타를 줄였고, 완나센 역시 4타를 줄이며 거세게 추격했다. 앞조 부티에가 먼저 합계 18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뒤 동타였던 그린은 17번(파3) 홀에서 3m 짜리 천금같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9언더파로 달아나며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일궜다. 그린은 18번(파4) 홀에서 버디 퍼트가 1m가량 흘러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지만,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4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최혜진. 파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최혜진이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성유진과 함께 나란히 공동 4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마지막 날 분전을 펼치며 순위를 12계단이나 끌어올렸지만 3라운드 2위에 올라 국내에서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노렸던 성유진은 짧은 퍼트를 여러번 놓치는 아쉬움 속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최혜진과 함께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해란은 합계 15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이번 시즌 22개 대회 중 11번째 톱10에 들었고, 신인상 포인트 2위 임진희는 합계 14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신지은이 12언더파 공동 14위, 김아림이 10언더파 공동 18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22년 이 대회 우승자인 리디아 고는 13언더파 공동 12위에 자리했고,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는 4라운드에서만 무려 5타를 잃으며 합계 5언더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