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들이 22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빗셀 고베와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에서 상대 미드필더 미야시로에게 후반 연속골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12, 2020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울산 HD가 ‘클럽 한·일전’에서 또 무너졌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지역 리그 스테이지 3차전 홈경기에서 빗셀 고베(일본)에 0-2로 졌다. 상대 미드필더 다이세이 미야시로에 멀티골을 내준 울산은 3전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승1무, 승점 7의 고베는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자국 리그 디펜딩 챔피언끼리의 충돌이었다. 울산과 고베는 지난 시즌 K리그1, J리그 왕좌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정상을 바라본다. 울산은 최근 리그 7경기 무패(5승2무)로 선두, 고베는 리그 34라운드에서 FC도쿄에 패할 때까지 12경기 무패(10승2무)를 찍는 등 2위에 올라있다.
다만 ACLE는 달랐다. 고베는 부리람(태국)과 1차전에서 비겼으나, 산둥 타이샨(중국)과 2차전에서 이겨 반등했다. 반면 울산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요코하마 마리노스에 잇달아 패한 상태였다.
울산은 4년 전 ACL 4강전에서 고베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우승했던 추억이 있지만, J리그 팀과 연이은 만남은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클럽뿐 아니라 리그 전체의 자존심도 걸린 승부에서 또 패하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울산은 라인을 내리지 않았다. 야고를 원톱, 아라비제~아타루를 공격 2선에 배치한 채 꾸준히 전진을 시도했다. “경기를 지배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던 김 감독의 의지가 드러났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볼 점유율을 높여가던 울산은 전반 25분 야고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간 게 아쉬웠고, 고베는 전반 32분 사코 유야의 결정적 헤더가 울산 골키퍼 조현우에 막혔다.
영(0)의 균형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깨졌다. 후반 3분 울산 중앙수비수 임종은의 어설픈 볼 처리를 가로챈 미야시로가 문전을 돌파한 뒤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한 울산은 후반 21분 야고와 아라비제 대신 주민규와 고승범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중원에서 엉성한 대처로 역습을 허용해 후반 28분 미야시로에게 헤더 추가골을 내주면서 허물어졌다. 최근 침묵 중인 국가대표 골잡이 주민규는 후반 31분 단독 찬스마저 허망하게 날렸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