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53)은 처음 지휘봉을 잡은 2012~2013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총 7차례 통합우승, 9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혹독한 훈련을 통해 완성한 수비와 조직력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팀플레이를 강조한다.
그러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에선 어느 정도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을 비롯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부산 BNK 썸),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나윤정(청주 KB스타즈)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최고의 스코어러로 꼽히는 김단비(180㎝)의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무게감을 잘 알고 있는 김단비는 올 시즌 3경기에서 모두 30점 이상을 뽑았고, 팀도 2승1패로 선전했다.
그러나 위 감독은 김단비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농구를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동반돼야 장기적으로 강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김단비에게 너무 많은 비중이 쏠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다 같이 농구를 해야 한다. 한 명이 다 하는 농구로는 이길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단비와 이명관을 제외한 전원이 새 얼굴이나 다름없다. 그렇다 보니 승부처에서 김단비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위 감독은 4일 용인 삼성생명과 홈경기(73-65 승) 직전에는 선수들에게 “(김)단비 찾지 마라. 실수를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부딪쳐봐야 얻는 게 있다. 아예 시도조차 안 하면 코트에서 뛰는 의미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물론 김단비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20점씩만 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본인 아시아쿼터 스나가와 나츠키와 미야사카 모모나는 둘이 합쳐 10점만 해줘도 더 바랄 게 없다. 국내선수들도 지금처럼 운동하는 게 결국 헛되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모든 게 ‘팀 우리은행’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