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소연 감독(왼쪽) 선임과 함께 대대적 쇄신에 나섰다. 종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순위싸움이 힘겹다. 기존 외국인 선수 자비치의 대체자로 합류한 테일러가 하루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 사진제공|KOVO
페퍼저축은행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개막을 앞두고 대대적 쇄신에 나섰다. 2021~2022시즌 V리그에 뛰어든 뒤 단 한번도 최하위(7위)를 벗어나지 못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장소연 감독 선임으로 리더십을 새롭게 다진 게 시작이었다.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센터) 장위(중국)와 자유계약선수(FA) 리베로 한다혜를 영입하며 적극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 시즌 부침을 겪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정아를 살리기 위한 전술변화도 시도했다.
덕분에 경남 통영에서 펼쳐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와 연습경기에서 이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크호스’로 지목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시즌에도 순위싸움이 쉽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1라운드를 마친 현재 1승5패(승점 4)로 5위에 위치했다. 6위 도로공사와 7위 GS칼텍스(이상 승점 4)와 승점은 같다. 세트득실률(페퍼저축은행 0.533·도로공사 0.438·GS칼텍스 0.375)에서 앞서 있을 뿐이다. 4위 정관장(3승2패·승점 9)과 승점 차 역시 벌어지고 있어 갈 길이 멀다.
외국인 선수가 부진한 까닭에 상위권 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5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비치(크로아티아)를 전체 1순위로 지명했지만, 그가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KOVO컵 3경기에서 47점과 공격 성공률 31.06%로 부진했다. 정규리그에서도 34점과 공격 성공률 44.12%에 그쳐 개막 2경기 만에 짐을 쌌다.
자비치의 대체자로 합류한 아포짓 스파이커 테일러(미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9일 IBK기업은행전(0-3 패)에서 첫 선을 보인 테일러는 13점과 공격 성공률 27.27%에 그쳤다. 장신(190㎝)을 활용한 공격은 인상적이었지만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테일러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어야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장 감독은 “기록과 별개로 테일러의 합류로 공격에 숨통을 텄다. 세터와 더 호흡을 맞춰본다면 직선 공격에서 효율과 성공률이 모두 높아질 것”이라며 “리시브까지 안정된다면 팀 공격력은 더욱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