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하면 나태해져, 부족한 점 더 찾겠다” 김택연, ‘신인왕 엔딩’에도 들뜨지 않았다

입력 2024-11-26 16: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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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두산 김택연.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두산 김택연.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24시즌 신인상의 영광은 김택연(19·두산 베어스)에게 돌아갔다.

김택연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단 투표 결과 총 101표 중 93표(득표율 92.08%)를 받아 황영묵(한화 이글스·3표), 조병현, 정준재(이상 SSG 랜더스·2표), 곽도규(KIA 타이거즈·1표)를 제치고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의 기쁨을 누렸다. 두산은 2022년 정철원(현 롯데 자이언츠) 이후 2년 만이자, 역대 8번째 신인왕을 배출했다.

시속 150㎞대 강속구가 주무기인 김택연은 인천고 출신으로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당시에도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올 시즌 60경기에 등판해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2.08의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마무리로 자리를 옮긴 6월 13일 잠실 한화전부터 30경기에선 1승2패17세이브, ERA 1.57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클로저의 위용을 뽐내며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65이닝 동안 78개의 삼진(31볼넷)을 잡았고, 피안타율(0.216)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26) 등 세부 기록 또한 준수했다.

특히 남다른 멘탈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침착함이 돋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그를 시즌 중반 마무리로 전격 발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큰 고비를 넘어선 뒤 무서운 속도로 컨디션을 회복해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는 특급 마무리투수의 자질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택연은 수상 직후 “시상대에 오르기 전 역대 신인상 수상자가 영상에 나올 때 많이 긴장했다”며 “그런 느낌을 정말 오래간만에 받았다. ‘언제 이렇게 떨렸을까’ 싶을 정도였다. 개막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름이 불렸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는데, 최대한 감정을 누르려고 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분들을 놓치지 않고 말하고 싶어서 더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으며 올 시즌을 마쳤지만, 김택연에게 100%의 만족은 없었다.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시즌 전 붙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 만한 한 해였다”면서도 “만족도는 70% 정도다. 어려운 상황도, 부족했던 점도 많았다. 만족하는 순간 나태해질 수 있기에 부족한 부분들을 더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록은 아니었기에 만장일치는 당연히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체력도 보완해야 하고,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확실한 승부구도 보완해야 한다. 직구, 슬라이더를 뒷받침할 구종도 타자가 신경이 쓰일 정도까지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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