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석환. 스포츠동아DB
2024 KBO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22명이다. 2023년에 8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홈런 기록만 봐도 올해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은 매우 뚜렷했다.
다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이 ‘정확도’ 면에서도 모두 타고투저 현상을 보인 건 아니다. 22명의 20홈런 타자 중에서 시즌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8명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0.250에 미치지 못한 타자도 상당수였다.
올 시즌 34홈런을 기록한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타점 부문에서도 107타점을 수확해 팀 중심 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다. 시즌 타율이 0.246에 그친 이유에서다.
SSG 한유섬.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 한유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유섬은 시즌 24홈런을 치며 87타점을 수확했다. 팀 동료 기예르모 에레디아(118타점), 최정(107타점)에 이어 팀 내에서 3번째로 많은 타점을 수확했으나 시즌 타율은 0.235에 그쳤다.
소위 ‘한 방’은 있는 유형의 장타자였지만, 정확도를 앞세운 순도 면에선 위압감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딱히 기복이 컸던 것도 아니다. 시즌 중 한유섬의 월간 타율이 가장 높았던 달은 4월(0.270)이었다. 이후엔 계속 2할 초중반의 월간 타율을 기록했다.
삼성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홈런과 타점은 장타자들의 장점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클래식 지표’다. 하지만 일정 수준의 시즌 타율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이는 불안감을 분명 동반하게 된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한 방’에만 기대를 걸기에는 모험이 뒤 따른다는 얘기다. 다소 특이한 지표를 남긴 3명의 타자에게는 새 시즌 과제가 명확하다. 타율 반등을 이룬다면, 자신들의 장점을 더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