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 미국 개인훈련’ 한화 이상규 “어렵게 받은 기회,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어”

입력 2024-12-30 0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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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상규.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화 이상규.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환율이 너무 높네요.”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이상규(28)는 올 시즌을 마친 뒤 겨울 개인훈련을 고민하다 미국행을 결심했다. 1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레드 애슬레틱센터에 도착한 그는 한 달간의 미국훈련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모든 비용은 본인의 부담이다.

이상규는 202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1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ERA) 5.63의 성적을 거뒀다. 8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1553일 만에 1군 무대 승리를 챙긴 뒤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상규는 “어렵게 기회를 다시 받아 1군에서 공을 던졌는데,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어서 미국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레드 애슬레틱센터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워낙 유명한 곳 아닌가. 결정한 뒤 양상문 (투수)코치님께도 말씀드렸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셨다”며 “날씨가 워낙 좋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환율이 너무 높아서 다른 건 할 수도 없다(웃음)”고 덧붙였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 스포츠동아DB

한화 라이언 와이스. 스포츠동아DB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간 이상규는 외롭게 연말을 보낼 처지였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한 팀 동료의 ‘초대장’을 받아 따뜻하게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냈다. 초대장을 보낸 이는 한화 외국인투수 라이언 와이스(28)였다.

와이스는 올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선발진의 새로운 기둥으로 활약했다. 재계약에 성공해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이상규는 “와이스에게 트레드 애슬레틱센터에 간다고 얘기하니까, 본인이 사는 동네가 근처라고 하더라. 고맙게도 크리스마스를 본인 가족과 함께 보내자고 초대해줬다”며 “그런데 옆 동네란 개념이 미국은 역시 다르더라. 차로 3시간을 넘게 운전해 겨우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이스가 아내와 함께 내 크리스마스 선물도 준비해줬더라. 난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해 미안했는데, 한식을 먹고 싶다고 얘기해 직접 불고기를 해줬다. 다행히 다 맛있게 먹더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이상규는 센터에서 다시 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캐치볼 단계를 마치고 곧 피칭에 들어간다. 2025년에는 1군 풀타임을 소화해보고 싶다. 어느 보직을 맡아도 아프지 않을 자신이 있다. 몸을 잘 만들어서 시즌 끝까지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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