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턴 황희찬(왼쪽)이 3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EPL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터트렸다. 반면 토트넘 손흥민은 PK를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출처|울버햄턴·토트넘 SNS
토트넘과 울버햄턴은 30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2025시즌 EPL 19라운드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안방에서 승점 1을 얻는 데 그친 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 무승(1무2패)을 기록하며 중위권에 머물렀고, 울버햄턴은 같은 기간 무패 가도(2승1무)를 달려 하위권 탈출의 희망을 부풀렸다.
손흥민(32·토트넘)과 황희찬(28·울버햄턴)의 한국인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둘은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경기장으로 들어가기 전 둘은 포옹하며 반가움을 드러냈고, 경기 직전 그라운드에서도 껴안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황희찬은 전반 7분 페널티박스 밖에서 라얀 아이트누리(프랑스)가 내준 공을 지체 없이 감아 때려 골문 구석에 꽂았다. 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홈·2-0 승)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은 데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이다. 하지만 토트넘이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12분 코너킥에서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헤더 동점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웨일스)이 상대 문전에서 넘어져 얻어낸 페널티킥(PK)을 맡아 왼쪽으로 찼으나, 상대 골키퍼 조세 사(포르투갈)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존슨이 역전골을 넣었지만, 후반 42분 울버햄턴 예르겐 라르센(노르웨이)이 강력한 왼발 득점으로 맞불을 놓았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각각 후반 19분, 후반 33분 벤치로 물러났다. 축구통계전문 풋몹은 아쉬운 활약의 손흥민에게 평점 6.4을 매겼고, 황희찬에게는 팀 내 2번째로 높은 7.5를 부여했다.
경기 후 손흥민과 황희찬은 스포츠동아와 만났다. 소감에 앞서 둘은 경기 전날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깊은 애도를 보냈다. 손흥민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유족분들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말 슬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황희찬 역시 “경기 전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이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겠다는 마음이 컸다. 유족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날 황희찬은 골을 넣은 뒤 몇 초 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했다.
둘은 다사다난한 한 해를 돌아봤다. 손흥민은 좋지 않은 팀 성적과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이적설에 연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팬들을 잊지 않았다. “매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새해를 맞는다”고 말한 그는 “2024년 많이 배웠고,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 2025년이 더욱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황희찬도 더 나은 새해를 다짐했다. 올 시즌엔 늦게서야 시동이 걸렸지만, 기세를 이으려 한다. “한해 마무리를 잘한 것 같아 기쁘다. 내년엔 내가 유럽에서 축구를 한 지 10년이 된다”며 “올 시즌 힘든 시간도 있었으나, 이런 어려운 순간을 잘 보내는 것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모든 게 좋은 선수가 되는 과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