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선수들이 1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KOVO
승리가 당연해 보였던 2경기에서 승점 2를 얻는 데 그쳤다. ‘왕좌 탈환’을 꿈꾸는 흥국생명의 후반기 레이스가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다. 1, 3세트를 내주고 2, 4세트를 따내 마지막 세트로 향했으나, 상대의 거센 에너지를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기 구상이 엉켜버렸다. 흥국생명은 앞서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GS칼텍스에 2-3으로 무너졌다. 1, 2세트를 빼앗긴 뒤 ‘리버스 스윕’ 대역전승을 바라봤으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현대건설과 치열한 선두 경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타격이 너무 크다. 모두 최하위권을 맴도는 상대들이었다. 흥국생명과 만나기 전 최하위(7위) GS칼텍스는 전반기 1승과 함께 구단 최다인 14연패에 허덕이고 있었고, 6위 도로공사는 이보다는 조금 나았으나 연말·연초 2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2경기 모두 흥국생명의 낙승이 예상됐다.
V리그 여자부 최강 거포로 평가받는 실바의 벽에 가로막힌 GS칼텍스전처럼 도로공사전에서도 흥국생명은 허둥댔다. 신인 세터 김다은의 영리하고 기민한 경기 조율, 니콜로바-강소휘-타나차-배유나의 화력을 앞세운 도로공사가 모든 면에서 흥국생명보다 나았다.
개막 14연승을 질주했을 때만 해도 흥국생명의 미래는 장밋빛이었다. 그러나 연승 이후 6경기에선 고작 1승(5패)뿐이다. 게다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안방에서 2패를 안았다. 이 기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유난히 액션이 컸고, 고성도 자주 냈다. 팀이 안 풀리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다.
하위권 팀들의 반란은 흥국생명에 새로운 걱정거리를 안겼다. 더 이상 흥국생명은 ‘무적’이 아니다.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이 됐다. 외국인 주포 투트쿠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날개 한쪽이 꺾인 탓이다.
V리그 데뷔전이었던 GS칼텍스전에서 부진했던 일시 대체 외국인선수 마테이코는 도로공사전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뽑았으나, 당장 투트쿠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김연경의 늘어난 수비 부담과 범실, 2% 아쉬운 세터진까지 적잖은 구멍이 눈에 띈다. 경기가 늘어질수록, 랠리가 거듭될수록 베테랑 중심의 흥국생명은 만만해지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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