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남자팀 감독(왼쪽)과 석은미 여자탁구대표팀 코치가 각각 남녀탁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대한탁구협회는 21일 “오 감독과 석 코치에게 각각 남자대표팀과 여자대표팀 감독직을 맡기기로 했다. 계약기간은 2026년 12월까지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2024파리올림픽에서 주세혁 전 남자대표팀 감독(현 대한항공 감독)과 오광헌 전 여자대표팀 감독(현 보람할렐루야 단장)이 동메달 2개(여자단체전·혼합복식)를 합작한 뒤 대표팀엔 5개월 째 사령탑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2012런던올림픽 남자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감독 인선에 속도가 붙지 않으며 올해 5월 카타르 도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내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준비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에 협회는 올해 초 무조건 감독 인선을 마치자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대한탁구협회장 선거를 마친 뒤 본격적인 감독 선임에 착수했다. 유남규 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의 주도 하에 지난달 16일부터 공개모집에 나섰다.
그 결과 오 감독과 석 코치가 적임자로 여겨졌다. 오 감독의 경우 미래에셋증권 남자팀 감독을 맡으며 아들인 오준성을 비롯해 우형규 등 남자부 유망주들을 향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았고, 석 코치는 오 전 감독과 함께 파리올림픽에서 선전을 이끈 지도자라 연속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오 감독은 2000시드니올림픽부터 런던올림픽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2008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에 앞장섰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2번 출전해 11개의 메달을 따낸 레전드다. 현역 시절 외국인 선수로서 유럽 무대를 많이 누빈 점도 지도자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애초 대표팀 사령탑 경험이 있지만, 감독직이 직전 사령탑부터 전임제로 바뀌면서 과감하게 미래에셋증권 남자팀 감독직을 내려놨다.
석 코치 역시 현역시절 2002부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과 2004아테네올림픽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낸 레전드다.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섬세한 소통은 물론 자신의 대표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벤치코칭으로 정평이 나있다. 더 많은 책임이 주어지는 감독으로서도 상당한 기대를 모은다.
신임 사령탑들의 임무가 막중하다. 임기 동안 올해 도하세계선수권대회와 2026런던세계선수권대회,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등이 큰 대회가 잇달아 열린다. 특히 런던 세계선수권대회는 세계선수권대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여서 세계 탁구인의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협회는 이날 신승용, 조민영 남녀대표팀 의무트레이너의 선임도 함께 발표했다. 이달 말까지 남녀대표팀 코치와 대표팀 전력관 선발도 마칠 계획이다. 새로 선임된 지도자들은 협회 이사회와 대한체육회 승인을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