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이을용 감독(왼쪽)과 화성 차두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02한·일월드컵이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듯이, 이제는 우리가 각자 팀을 이끌고 또 다른 기쁨을 드리겠다.”
K리그2 경남FC와 화성FC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을용 감독(50)과 차두리 감독(45)이 19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2012년 강원FC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FC서울, 제주 SK 등에서 코치를 거쳐 올 시즌 경남 지휘봉을 잡았다. 2018년 서울 시절 감독대행을 했을 뿐, 정식 사령탑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은 이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11월 9일 FC안양전 직후부터 이 감독과 협상했다. 비시즌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K리그2 12위로 처진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국내에서 훈련을 지휘하며 선수단을 파악한 뒤 지난달 4일부터 약 20일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진행된 동계전지훈련을 통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
첫 감독 경력이라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게 팀을 맡긴 경남 구단도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이 감독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 대신 현실을 직시하고, 성장을 다짐했다. 이 감독은 “일단 나는 회초리를 실컷 한번 맞겠다. 그렇게 맞아야 내년에 본격적으로 높은 곳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과 함께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일조한 차 감독도 첫발을 내디딘다. 2017년 국가대표팀 코치, 2019년 오산고 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K3리그에서 올해 프로로 전환돼 K리그2에 합류한 화성의 초대 사령탑이 됐다.
차 감독 역시 이상만을 좇지 않는다. 지도자로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는 게 1차 목표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재밌네. 다음 주에 또 축구 보러 와야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밌는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일월드컵이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듯, 이제는 이 감독과 나 같은 2002년 멤버들이 각자 팀을 이끌고 팬들에게 또 다른 기쁨을 드릴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