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초반 레이스에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초반에 최정예 전력을 가동해 승점을 최대한 쌓을지, 로테이션을 통해 시즌 중후반을 도모할지의 문제다. 울산 김판곤 감독(사진)은 선수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초반 승점 관리에 힘쓰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초반 레이스에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시즌 초반부터 최정예 멤버로 최대한 승점을 쌓을지, 로테이션을 가동해 후반기에 집중할지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선수층이 두꺼운 울산 HD는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발 멤버를 거의 바꾸지 않는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김판곤 울산 감독은 “11개 팀을 모두 한 번씩 만나는 4월을 1위로 마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시즌 초반 기선 제압을 강조한다.
지난 시즌 울산은 초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6월까지 선두를 지킨 덕에 6~7월 잠시 부진했어도 4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홍명보 감독(현 국가대표팀) 대신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반등에 성공해 1위를 탈환했다. 무더운 여름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를 염두에 둔다면, 강팀들은 초반에 승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FC서울 역시 초반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지난겨울 정승원, 문선민 등 수준급 자원들을 품으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오른 서울은 올 시즌 ‘윈나우’를 선언했다. 강성진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을 지난해 꾸준히 기용했다면, 올해는 외인 공격수 루카스와 윌리안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하며 매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시·도민구단들은 시즌 초반 로테이션에 적극적이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체력안배를 염두에 둔다.
대구FC는 공격수를 계속 바꿔서 투입하고 있다. 박창현 감독은 공격의 핵 세징야를 중앙에 두되, 2선에는 한종무, 라마스, 박세진을 번갈아 내세운다. 세징야, 라마스 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시즌 초반부터 무리하게 출전시킬 경우, 상대의 강한 견제로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광주FC도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한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까지 병행하는 까닭에 적극적 로테이션은 필수다. 다행히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의 유기적 움직임을 체계화해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차를 최소화한다. “우리는 팀으로 싸운다. 어떤 선수가 선발 출전하더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없는 살림’에도 위기를 헤쳐 나가는 이 감독의 묘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