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도 V리그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11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진행된 가운데 신무철 KOVO 사무총장(왼쪽)이 여자부 순번추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KOVO
2025~2026시즌 V리그를 누빌 아시아쿼터 선수 가운데 ‘뉴 페이스’는 4명이다. 남녀부 새 얼굴은 각각 2명씩으로, 호주 세터 알시딥 싱 도산(삼성화재)과 이란 미들블로커(센터) 매히 젤베 가지아니(OK저축은행·이상 남자부), 호주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알리사 킨켈라(IBK기업은행), 일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자스티스 야우치(현대건설)다.
나머지 10개 팀들은 2025 한국배구연맹(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모두 ‘경력자 우대’를 선택했다. 기존에 V리그에서 활약했거나 지난 시즌에도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이 대부분 선택받았다.
차이는 있다. 재계약과 재취업으로 나뉜다. 남자부는 바레인 아웃사이드 히터 모하메드 야쿱(KB손해보험)과 이란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파라스트(우리카드), 일본 리베로 이가 료헤이(대한항공)가 재계약했고,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현대캐피탈)과 아포짓 스파이커 에디 자르가차(한국전력)는 재취업했다.
공교롭게도 남자부 재취업자들의 국적은 몽골로 동일했다. 2024~2025시즌 챔피언 현대캐피탈과 인연이 닿은 바야르사이한은 2023~2024시즌 OK저축은행에 몸담았었고, 에디는 같은 시즌에 삼성화재에서 뛰었다.
여자부는 재취업자가 2명이었다. 호주 미들블로커 아닐리스 피치(흥국생명)와 태국 아포짓 스파이커 타나차 쑥솟(한국도로공사)가 재계약했고, 호주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파니 와일러(페퍼저축은행)와 태국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정관장), 일본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토코쿠(GS칼텍스)가 다시 취업했다. 이 중 와일러는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위파위는 현대건설에서 최근 2시즌을 뛰었다. 레이나는 2023~2024시즌 흥국생명에 몸담았다.
이유가 있다. 선택의 폭이 좁았다. 여자부는 드래프트 신청자가 41명인데다, 그간 선호해온 중국 선수들은 연말 자국 전국체육대회로 해외 진출에 제약이 있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신청 접수가 진행될 때 V리그는 중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했으나 달라지지 않았다.
남자부는 96명이 지원했지만 ‘이란 리스크’가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며 이란과의 송금 이슈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모기업이 미국과 깊은 관계를 맺은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 공기업 한국전력은 애초에 이란 선수를 고려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신청자 절반 가량이 이란 출신이란 걸 감안하면 원하는 선수를 뽑기 어려운 구조였다.
V리그 관계자들은 “후보자들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 부담을 줄이려면 경력직과 재취업 희망자를 먼저 검토해야 했다. 이란과 중국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는 드래프트는 사실 무의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