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왼쪽),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가 불펜에서 머리를 맞댔다. 더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노하우를 공유했다. 뉴시스·스포츠동아DB

한화 문동주(왼쪽),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가 불펜에서 머리를 맞댔다. 더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노하우를 공유했다. 뉴시스·스포츠동아DB



“어떻게 하면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문동주(22)와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31)는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불펜으로 향했다.

둘은 손에 공을 쥐지 않은 채 마운드에 올랐다.

문동주는 폰세와 잠시 대화하더니 섀도피칭으로 투구 동작을 보여줬다.

그러고 나서 둘은 마운드 옆에 있는 양상문 투수코치와 둥글게 모여서 각자 투구 동작에 대해 의논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폰세 선수와 문동주 선수는 불펜에서 투구 연구를 했다”고 귀띔했다.

폰세 또한 문동주에게 피드백을 해준 뒤 시범을 보였다.

폰세는 전날(16일) 선발등판으로 컨디셔닝 중에 있었지만, 문동주가 묻는 말에 노하우를 아끼지 않고 전수했다.

문동주는 “어떻게 하면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을 지에 대한 둘만의 연구라고 보시면 된다”며 “폰세에게 힘을 쓰는 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올 시즌 폰세는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시속 152.6㎞)이 문동주(151.9㎞)보다 빠르다.

여기에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했고,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노히트노런(2022년)을 달성했다.

문동주로서는 배울 수 있는 게 많았다.

폰세는 ‘문동주에게 무엇을 가르쳐줬느냐’는 질문에 “내게 배웠다고? (문)동주는 이미 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손사래 친 뒤 “나는 동주가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 3루 측 불펜에서 한화 문동주(가운데)가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왼쪽), 양상문 투수코치와 투구 연구를 했다. 사진은 3루 덕아웃 내 불펜 CCTV 화면을 통해 본 훈련 모습.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 3루 측 불펜에서 한화 문동주(가운데)가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왼쪽), 양상문 투수코치와 투구 연구를 했다. 사진은 3루 덕아웃 내 불펜 CCTV 화면을 통해 본 훈련 모습.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함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김경문 한화 감독이 바라는 그림 중 하나다.

김 감독은 1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동주가 양상문 코치 앞에서 폰세에게 어드바이스를 전수받았다. 아주 좋은 현상”이라며 “폰세는 미국에서 야구를 배우고, 일본에서 뛴 경험이 있지 않은가. 동주가 동생이고, 또 어리니 조언을 구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기특해했다.

김 감독은 또 “공이 빠른 것도 좋지만, 자기가 던질 수 있는 베스트 공은 최대한 아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선발투수라면 적어도 5이닝 이상을 막아줘야 하니 초반부터 가장 강한 공을 꺼내놓진 않았으면 한다. 아마 둘 사이에도 투구 전략에 대한 좋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은 지금도 KBO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구위로 뛰어난 투구를 펼치고 있다.

한화의 1선발로 출발한 폰세는 5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ERA) 2.81로 맹활약 중이다.

32이닝 동안 삼진 43개를 잡으며 이 부문 1위도 굳건히 하고 있다.

시즌 초 잠시 부침을 겪기도 했던 문동주 역시 최근 들어선 구위를 다시 뽐내며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6이닝 3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을 작성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둘이 머리를 맞댄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클지 궁금하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