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등판에 ‘한’ 맺혔던 KIA 특급 유망주…7년 만에 데뷔, 154㎞ 강속구 펑펑

KIA 홍원빈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1군 등판에 나섰다. 최고 154㎞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홍원빈(25)이 낯선 마운드를 7년 만에 밟았다. 그는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생애 첫 1군 등판부터 최고 구속 시속 154㎞의 빠른 공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KIA 홍원빈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1군 등판에 나섰다. 최고 154㎞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그는 팀이 11-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민석에게 볼넷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선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후속 김동준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렸고, 박준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1실점 했다. 2사 후에는 대타 김인태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감격한 듯 팬들로 메워진 관중석 이곳저곳을 눈에 담는 장면이 중계에 잡혔다.

KIA 홍원빈(오른쪽)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1군 등판에 나섰다. 최고 154㎞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홍원빈은 데뷔 7년차 유망주다.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10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가 보여주듯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150㎞ 중반까지 나오는 위력적인 투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문제는 들쑥날쑥한 제구였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해 볼넷을 남발했다. 타자와 싸우기도 전에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입단 동기 노시환(한화 이글스), 문보경(LG 트윈스),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서호철(NC 다이노스) 등이 1군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홍원빈은 1군 엔트리에 등록조차 되지 못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매일매일 (1군 데뷔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 이제는 목표가 아니라 한이 됐다. 소원이다”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KIA 홍원빈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1군 등판에 나섰다. 최고 154㎞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홍원빈은 올해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부터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선 3경기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ERA) 87.75에 머물렀지만 올해에는 20경기에 나서 3승3패6세이브 ERA 2.79로 확실히 달라졌다. 2군에서의 좋은 경기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30일에 생애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군 데뷔의 한을 푼 홍원빈은 당분간 KIA 마운드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준다면, 팀에는 파이어볼러라는 새로운 옵션이 생길 수 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