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행보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향하는 전북의 화끈한 공격을 이끄는 콤비는 득점 선두 전진우(왼쪽)와 ‘부활한 킬러’ 티아고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압도적 행보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향하는 전북의 화끈한 공격을 이끄는 콤비는 득점 선두 전진우(왼쪽)와 ‘부활한 킬러’ 티아고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큰 위기를 겪고 K리그1에 생존한 전북 현대는 더 무서워졌다. ‘명가 재건’의 기치를 내건 올 시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즌 초까지도 조금 어수선했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 금세 정상 궤도를 되찾았고, 착실히 승점을 챙겨 통산 10번째 정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최근 3연승, 14경기 연속무패(10승4무)로 승점 38(11승5무2패)을 쌓아 단독 선두를 마크한 전북은 이 기간 30골을 넣고 12실점을 했다. 최다득점이자 최소실점으로 골득실(+18)도 압도적이다. 승점 32(9승5무4패)의 2위 대전하나시티즌은 25골로 득점 공동 2위이지만 21실점으로 상위 6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내줬다.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이끄는 콤비는 12골(2도움)로 득점 선두로 올라선 윙어 전진우(26)와 4골(2도움)을 뽑은 타깃형 골잡이 티아고(32·브라질)다. 뻔히 알고도 막기 어려울 만큼 제대로 물이 올랐다.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원정경기(3-0 전북 승)가 둘의 진가를 새삼 확인한 무대였다.

티아고는 전반 5분 오른쪽 크로스를 박진섭이 헤더로 흘려주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며 골망을 흔들었고, 전반 31분 전진우의 크로스를 재차 헤더골로 연결했다. 그가 멀티골을 뽑은 건 대전하나에서 뛰던 2023년 8월 포항 스틸러스전 해트트릭 이후 2년여 만으로 팀 3연승 기간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전에는 전진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6월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을 소화해 자신감이 넘치는 그는 후반 33분 하프라인부터 공을 잡고 강원 문전까지 돌파한 뒤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않고 직접 골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감각이 절정에 다다랐다는 반증이다.

시즌 개막 전까지 전진우와 티아고의 도약은 미처 예상하기 어려웠다. 전북에는 윙어 자원들이 적지 않았고, 지난 시즌 7골에 머문 티아고는 새롭게 합류한 이탈리아 공격수 콤파뇨와 자리가 겹쳤다. 그러나 “10개월 레이스, 100분 경기를 뛰는” 강철 체력을 강조한 거스 포옛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묵묵히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싱싱한 에너지와 재능을 가진 전진우는 확실한 오른쪽 날개로 자리매김했고, 티아고는 5월 콤파뇨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플랜A가 뚜렷하다면 대안은 필요 없다”는 지론의 포옛 감독은 아직 로테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이르면 이달 말 콤파뇨가 돌아와도 한층 단단해진 티아고의 입지는 쉬이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포옛 감독은 “전북 부임을 준비하며 전진우의 특징을 살폈다. 이전과 다른 형태로 활용하고 싶었는데 선수가 잘 이행했다”면서 “티아고가 살아나며 우린 (콤파뇨까지) 정상급 공격수를 2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행복한 선택의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