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문선민(가운데)이 17일 강원과 홈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은 문선민의 동점골로 간신히 1-1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문선민(33·FC서울)은 유쾌한 성격과 익살스러운 세리머니의 소유자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을 드러내는 게 1순위가 아니다.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며 팀에 헌신하는 게 최우선이다.
17일 강원FC와 K리그1 19라운드 홈경기에서 문선민은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6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려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시즌 5호골을 기록한 문선민은 린가드(4골)를 제치고 팀 내 최다득점자에 올랐다.
흥미로운 점은 문선민의 올 시즌 5골이 모두 교체 출전 이후 나왔다는 것이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문선민을 주로 후반전에 투입해 속도와 돌파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활용한다. 문선민은 김 감독의 지시를 잘 수행하고 있다.
문선민은 “물론 선수라면 누구나 선발로 뛰고 싶어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내 역할이 있다. 후반전에 투입돼 조커로서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유의 세리머니가 올 시즌 잘 보이지 않는 것도 문선민의 팀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양팔을 나란히 한 채 점프를 반복하는 그의 ‘관제탑 세리머니’는 3월 대구FC와 6라운드(홈·3-2 승)에서만 나왔다. 이를 제외한 4골이 동점이나 추격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문선민은 올 시즌 대부분 득점 직후 세리머니를 할 여유 없이 재빠르게 하프라인으로 향했다. 강원전도 그랬다. “동점골이나 추격골 상황에서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마음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이날 강원전 무승부로 리그 6위(6승8무5패·승점 26)에 머물렀다. 홈에서는 3월 29일 대구전 이후 승리가 없다. 최근 홈 6경기 성적은 3무3패로 부진하다. 문선민도 강원전 직후 “득점했지만 홈에서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선민의 날카로운 발끝은 서울의 믿을 구석이다.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달 이라크, 쿠웨이트와 A매치 일정을 소화한 그는 서울 복귀전이었던 광주FC와 원정경기에서도 득점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강원전까지 2경기 연속골이다. “벌써 리그를 19경기나 치렀다. 후반기에는 더 잘 준비해서 상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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