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축구국가대표팀이 공식 팀 훈련장인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특히 주력하는 분위기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1 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축구국가대표팀이 공식 팀 훈련장인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특히 주력하는 분위기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E-1 챔피언십을 통해 ‘척추라인’의 플랜B, C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E-1 챔피언십을 통해 ‘척추라인’의 플랜B, C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26북중미월드컵을 향한 축구국가대표팀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7일 남자부 한중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시선이 쏠린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56)은 이번 대회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를 제외한 대신 명단을 K리그(23명)와 일본 J리그(3명)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만 채웠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인 아시아 최종예선을 소화하느라 홍 감독은 지켜보기만 했을 뿐 제대로 활용할 수 없던 선수들을 최대한 소집해 E-1 챔피언십에 임했다.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는 월드컵을 향한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무대로 홍 감독은 “테스트라는 명목 속에 (월드컵) 전쟁은 시작됐다”며 치열한 경쟁을 주문했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적잖은 변화가 있었으나 홍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 얼굴들의 면면에서 이러한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홍 감독은 7일 어지럼증으로 빠진 전진우(전북 현대)를 대체한 정승원(FC서울)을 포함해 10명의 뉴 페이스를 뽑았는데, 대부분이 ‘척추라인’에 쏠렸다.

허리진의 한축을 맡으며 중원을 책임질 중앙 미드필더로는 강상윤(전북), 서민우(강원FC), 이승원(김천 상무)를 선택했다. 뒷문을 틀어막을 센터백에는 변준수(광주FC), 서명관(울산 HD),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을 뽑았다. 오른쪽 윙어가 주 포지션인 정승원도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나머지는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모재현(강원·이상 공격수), 김태현(전북·왼쪽 풀백) 등이다.

이처럼 홍 감독이 ‘척추라인’에 주력하는 이유는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을 놓친 3월의 뼈아픈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오만~요르단과 최종예선 홈 2경기에서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들의 연이은 이탈로 골머리를 앓았다.

아랍에미리트(UAE) 알와슬을 떠나 울산행이 임박한 정승현이 오만전을 앞둔 훈련 중 부상을 당했고, 실전에서 백승호(버밍엄시티)가 햄스트링을 다쳤다. 부동의 주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대표팀은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E-1 챔피언십의 새 얼굴 테스트를 해당 포지션에 집중시킨 건 확실한 플랜B, C를 구축한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