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은 박종훈, 한유섬과 함께 2021년 12월 SSG와 다년계약(5년)을 맺었다. 2026년은 3명의 다년계약 마지막 해다. 스포츠동아DB

문승원은 박종훈, 한유섬과 함께 2021년 12월 SSG와 다년계약(5년)을 맺었다. 2026년은 3명의 다년계약 마지막 해다. 스포츠동아DB


이젠 정말 마지막 기회다.

2021년부터 도입된 KBO 비FA 다년계약 제도는 내년이면 어느덧 운영 6년 차를 맞이한다. 제도가 발표된 2021년 7월까지만 해도 다년계약의 수요와 공급엔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년계약은 KBO 10개 구단이 가장 신경 쓰는 구단 운영 시스템 중 하나가 됐다.

SSG 랜더스는 비FA 다년계약 제도를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활용한 팀이다. 2021년 12월 문승원(36), 박종훈(34)과 KBO 최초의 다년계약을 맺었다.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 박종훈과는 5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했다.

SSG 박종훈. 스포츠동아DB

SSG 박종훈. 스포츠동아DB

당시 SSG의 선택은 말 그대로 파격이었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2021시즌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껴 인대접합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재활에만 1년이 넘게 걸리는 큰 수술. 그해 문승원과 박종훈은 1군에서 9경기를 뛴 게 전부였다.

SSG는 장기 재활에 들어간 두 투수에게 5년 계약이란 과감한 투자를 했다. 그 만큼 두 투수의 미래에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계약은 4년 차인 올해까지 큰 효율을 내지 못했다. 박종훈은 2022년 복귀 이후 줄곧 6점 대 이상의 평균자책점(ERA)을 기록했고, 문승원 역시 4~5점 대 ERA를 반복했다.

SSG는 두 투수와 다년계약을 맺은 후 외야수 한유섬(36)과 KBO 야수 최초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한유섬은 2021년 12월 5년 총액 60억 원에 사인했다. 

SSG 한유섬. 뉴시스

SSG 한유섬. 뉴시스

리그 정상급 장타 능력을 보유한 한유섬은 2022년 135경기에서 타율 0.264, 21홈런, 100타점, 62득점 등을 기록하며 팀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한유섬 역시 2023년부터는 부진한 성적이 뒤따랐다. 2023년에 7홈런을 치는 데 그쳤고, 2024년엔 24홈런을 쳤으나 타율이 0.235로 매우 저조했다. 그는 올해 128경기에선 타율 0.273, 15홈런, 71타점, 50득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투수와 야수 최초 다년계약의 주인공인 3명이 최근 수년 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3명의 다년계약은 어느덧 마지막 해를 앞두게 됐다. 2026년은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의 다년계약이 끝나는 해다.

올해까지 자존심을 구긴 3명은 이제 2026년 마지막 명예 회복을 노린다. 다년계약을 맺었던 2021년과 달리 이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선 베테랑 선수들이 됐다. 2026년 활약 여부에 따라 이들의 현역 연장 여부와 새로운 몸값도 정해질 전망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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