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구성원과 함께 만드는 과정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구성원과 함께 만드는 과정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56)을 수석코치로 보좌한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52·이상 포르투갈)이 제주 SK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코스타 감독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 가장 큰 목표는 과정을 믿는 것이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 모든 구성원과 함께 만드는 과정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축구국가대표팀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했던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52·포르투갈)의 사령탑 선임이 임박했다. 그는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 포르투갈전서 벤투 감독의 퇴장으로 대표팀을 대신 지휘해 2-1 승리로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과 결별한 뒤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서 벤투 감독을 도왔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을 11위로 마쳐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떨어졌다. K리그2 수원 삼성에 2연승을 거둬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지만, 9월 김학범 감독의 사임과 성적 부진이 이어지며 내홍이 컸다.

제주의 선택은 코스타 감독이었다. 코스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서 “벤투 감독은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평소에도 매일 많은 대화를 한다”며 주도적인 축구를 하고, 볼 점유율을 기반으로 경기를 주도하겠다. 그럼으로써 팬들을 만족시키는 축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벤투 감독과 함께 했던 일부를 차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 정체성이 있다. 공을 향한 기동력, 그리고 공을 뺏겼을 때 과감히 달려드는 것들 등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율, 조직 그리고 야망이다. 경기뿐 아니라 훈련, 미팅 등 모든 과정에서 규율과 조직, 야망을 심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
“한국의 사람들, 자연, 음식 등 모든 것이 그리웠다. 다시 오게 돼 기쁘고, 제주 사령탑으로 부임해 영광이다.”

-처음 감독으로서 도전이다.
“내 가장 큰 목표는 과정을 믿는 것이다. 짧은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 모든 구성원과 함께 만드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물론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제주는 내게 큰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팬들에게 큰 기쁨을 줄 준비가 돼있다.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며 일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첫 감독 도전이 고국이 아닌 한국에서다.
“내게 한국은 외국이 아니다. 여기서 4년반을 살았고, 내 고향과도 같다. 행복한 기억들이 많다. 3명의 자식 모두 ‘우리 언제 한국 돌아가요?’라고 얘기했다. 한국에서 감독으로 시작한 것은 내게 의미 있는 일이다.”

-벤투 감독의 축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다. 선수단 파악은 끝났다. 주도적인 축구를 하고, 볼 점유율을 기반으로 경기를 주도하겠다. 그럼으로써 팬들을 만족시키는 축구를 하겠다. 물론 벤투 감독과 함께 했던 일부를 차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 정체성이 있다. 공을 향한 기동력, 그리고 공을 뺏겼을 때 과감히 달려드는 것들 등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율, 조직 그리고 야망이다. 경기뿐 아니라 훈련, 미팅 등 모든 과정에서 규율과 조직, 야망을 심겠다.”

-제주의 장단점은.
“장점에 대해 말할 순 있지만, 단점에 대해선 우리 내부에서 말하겠다. 강점은 선수 개인으로 능력있고, 성숙한 선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미드필더가 가장 큰 강점이었다. 그리고 많은 유스 선수들이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보충을 해야겠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선수를 선택하는 데 있어 모든 파트별 전문가들과 토론해 채워가겠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선수들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조직구성원 모두를 강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주를 선택하는 데 벤투 감독의 조언이 있었나.
“벤투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이며 많은 대화를 한다. 선택하는 데 물론 쉽지 않았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축구지도자를 하는 데 가장 많은 참고를 한다. 벤투 감독은 구단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먼저였고, 내 커리어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라고 했다. 제주가 제안한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부분들이 와닿았다.”

-제주의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제주의 노력에 감화됐다. 그들은 나를 원했고, 우리는 구단의 프로젝트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구단은 내게 선수 보강 위해 계속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계속 물어봤다. 선수단, 팀뿐 아니라 구단 모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그것이 내가 공감한 프로젝트다.”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은 어떤 기억인가.
“포르투갈전은 특별한 순간. 가나전은 이길 수 있을 만한 경기. 딸이 당시 병원에 있었다. 득점하는 순간, 한국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해 굉장히 특별한 기억이다. 그리고 경기 끝나고 가나-우루과이전을 선수들과 함께 확인한 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K리그의 인상은.
“다른 K리그 팀들을 볼 때 좋은 선수들이 많다. 흥미로운 프로필들이 많다. 기술적으로나, 워크에식(성실함)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K리그 경기들은 밸런스가 깨져 있던 적이 많았다. 나는 제주가 밸런스 있게 하고 싶다. 공을 가지고 있을 때도 수비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리고 파이널 서드에 들어간다면, 다이내믹하고 선수들이 선택할 때 자유를 부여하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지더라도 우리의 철학 속에 질 것이며, 지더라도 우리의 철학을 해내겠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경기한다면 궁극적으로 결과도 가져올 것이다. 지금은 말로 설명하지만, 1월 5일부터 당장 시작할 것이다.”

-목표는 무엇인가.
“과정을 믿는 것이다. 많은 좋은 순간과 좋지 않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정을 믿는다면 좋지 않은 순간들이 적을 것이다.”

-규율, 조직, 야망에 대해.
“세 가지 중요한 점 규율, 조직, 야망에 대해 코스타 감독은 “선수뿐 아니라 구단 모든 구성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직책, 나이, 국적, 출신 등 구애받지 않고 동등하게 같은 역할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규율이다. 그리고 조직은 경기 중, 훈련, 미팅 도중 모두에 해당되는 ‘타협 없음’이다. 그것이 없으면 혼란이 온다. 그리고 야망은 가지고 있어야 경기를 치러가며 발전한다. 상대와 눈을 마주치고, 우리 동료들끼리도 눈을 마주치는 것이다. 그리고 야망은 규율을 만든다.”

감독과 코치의 역할 차이에 대해.
“감독과 코치를 다르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코치나 감독이나 마찬가지다. 코치는 감독에게 내 의견을 주고, 소통한다. 그 생각이 감독과 다를 수도 있다. 내가 코치 때 벤투 감독에게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가 코치로서도 감독에게 예스맨이 되고 싶진 않았다. 감독과 코치로서 책임감은 크게 다르지 않는다. 내가 감독으로서도 내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제주에 가본 적 있나.
“여행으로만 갔다. 중문해변 갔다. 국물과 비빔밥, 프라이드치킨, 그리고 돼지고기. 흑돼지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수준은 좋지 않다. 톨게이트에서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정도다. 하지만 지금부터 많이 공부하겠다. 축구에선 ‘빨리빨리’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목표 순위는 무엇인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드리기 어려운 답이다. 우선 우리 스쿼드 구성을 파악하고 만들어갈 것.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매 경기마다 경쟁할 것이다. 우리의 아이디어로 경쟁할 것이다. 확실한 건 지난 시즌보단 나은 시즌이 될 것이며, 구단 모든 구성원과 팬이 편안한 결과를 만들 것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