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정용 신임 감독(왼쪽)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이도현 단장으로부터 유니폼 선물을 받고 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북 정정용 신임 감독(왼쪽)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앞서 이도현 단장으로부터 유니폼 선물을 받고 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정정용 감독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2026시즌 도약과 성장을 약속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정정용 감독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2026시즌 도약과 성장을 약속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과 선수단, 팬 모두가 하나가 돼 행복한 축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K리그 최초 ‘라데시마(10회 우승)’와 첫 두 번째 ‘더블(2관왕)’에 성공한 전북 현대의 미래를 짊어진 정정용 감독(57)의 포부다.

정 감독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뚜렷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최대한 완성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결과뿐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은 지난해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과 함께 팀 체질 개선과 성적을 모두 잡았다. 목표한 재건을 넘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다만 포옛 감독과 동행은 계속되지 못했다. 심판과의 반복된 마찰로 지친 포옛 감독은 1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이에 전북은 고심 끝에 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고 지난달 24일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포옛 감독을 뽑은 당시에도 최종 후보였다. 2026시즌을 ‘혁신과 성장의 2.0시대’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전북은 ”정 감독과 함께 기존에 구축된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전술적 디테일을 더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감독은 K리그의 대표적 ‘학구파 지도자’로 꼽힌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건 아니지만 스포츠 생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꾸준한 배움의 자세로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꾸준히 쌓았다.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로 2019 국제축구연맹(FU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준우승)을 일궜고, K리그2 서울 이랜드를 거쳐 김천 상무를 맡아 2023시즌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K리그1에서의 성과도 인상적이다.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2시즌 연속 파이널A에 진출해 탁월한 팀 운영 능력을 뽐냈다. 전북은 저연령대부터 성인 선수들까지 지도하며 쌓인 정 감독의 경험이 구단이 추구한 ‘원팀’ 정신과 부합됐다고 봤다. 동시에 A팀은 물론, 체계적인 육성 프로세스를 한층 정교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K리그 지도자 통산 성적은 81승52무69패, K리그1에선 36승16무24패다.

정 감독은 ”포옛 감독이 닦은 기반 위에 디테일을 더해 모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큰 폭의 물갈이를 진행 중인 전북 선수단은 7일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갖고 11일 스페인 마르베야로 출국해 다음달 14일까지 새 시즌을 대비한다.

다음은 정 감독과의 일문일답.

-챔피언 클럽의 감독은 부담스러운 자리다. 어떤 마음가짐인지.
“전임 감독께서 좋은 성과를 냈다. 구단의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방향성과 시스템을 최대한 완성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결과뿐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에 충실하겠다. 시스템을 완성시키자는 마음가짐으로 감독직을 맡게 됐다.”

-상대 감독 입장에서 본 전북의 강점과 약점, 정정용 축구를 정의한다면?
“상대 감독으로 2년 간 전북과 맞섰다. 2024시즌과 지난시즌은 완전히 달랐다. 변화를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위닝 멘탈리티’에 선수들의 관리 측면이 달랐다. 전술적 디테일을 각 포지션에 극대화시키고 싶다.”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구단이 원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그라운드에서 만들어가는 부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유스부터 A팀까지 탄탄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프로 감독으로 있는 한, 좀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데 신경을 쓰겠다.”

-전술적 디테일이 무엇인지?
“포옛 감독의 축구는 역동적이었다. 3선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려 한다. 중원 전개 시에는 풀백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유연한 호흡이 중요하다. 공수 모든 부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것, 빠른 압박과 간결한 공격 전개가 내가 추구하는 축구다.”

-김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합류했다.
“아마추어 지도자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 선수들을 가르쳐봤기에 잘 알고 있다. 육성부터 모든 걸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수단 변화의 폭이 상당히 컸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걸 알고 있다. 게임 모델에 있어 디테일을 입힐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 점에서 전술은 무거울 수 있는데,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기보다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가져가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들이 많이 나간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채워줄 수 있는 선수들도 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알차게 활용해 보여주겠다.”

-팀 운영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 있는지.
“선수라면 지금보다 꾸준히 더 발전해야 한다. 나도 선수도 함께 성장했다. 모두가 만들어갔으면 한다. 성장하면 우승한다. 성장해야 우승도 한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운영 분업화를 말씀했는데, 선수 변화에서 감독 의중은 어느 정도였는지?
“분업화가 철저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선수들에 대해선 나도 잘 알고 있다. 의논하고 소통해서 결정한 부분이다. 내가 원하는 선수를 전부 데려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여러 변수도 있다.”

-전북 부임 발표 후 어떤 조언을 들었는지.
“전임 감독께서 워낙 좋은 성과를 냈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 것이다. 어려울 때 조언해주고 함께 어려움을 나눠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이 있는 곳이 전북이다. 믿음이 어떻게 깨질지 모르는데 끝까지 낭만적으로 끝났으면 한다.”

-압박이 김천보다는 전북이 훨씬 클텐데.
“어제(5일) 전주에 도착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확인했다. 부담이 크다. 압박도 있다. 다만 여기에 매몰되기보단 즐기면서 할 나이도 됐다. 나 혼자만의 부담이 아니다. 구단 식구들이 함께 하는 부담이다.”

-이번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도전이 아닌, 타이틀 수성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도전도 잘 이뤄갔으면 한다. 그래야 팬들의 믿음과 신뢰가 더 쌓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대만큼 잘하겠다.”

-바닥에서시작해 높은 곳에 왔다. 어떤 지도자 인생을 거쳤는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강사 경험도 있다. 좋은 선수가 반드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한다는 법은 없다. 갈 수 있는 만큼 더 도전해보려 한다.”

-전북 감독으로 남기고 싶은 유산이 있다면?
“우승 트로피를 더 추가했으면 한다. 가장 높은 성취가 준우승이었다. 프로 사령탑으로 최고 레벨 우승을 하지 못했다. 훗날 멋진 모습으로 떠났으면 한다. 과거의 ‘닥공(닥치고 공격)’처럼 전술적으로도 좋은 인상을 남기면서 N팀 육성까지 확실히 다진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