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 함지훈은 8일 LG와 홈경기를 끝으로 18시즌간 이어왔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사진제공|KBL
[스포츠동아 박정현 기자] “내일부터는 해방이죠(웃음).”
함지훈(42·울산 현대모비스)은 8일 열린 ‘2024~2025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 창원 LG와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함지훈은 2007~2008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했다. 그는 현대모비스에서만 18시즌 통산 858경기를 뛴 원 클럽맨이다. 입단 당시 큰 이목을 끌지 못했지만 무수히 노력하며 드래프트 동기 중 가장 오래 뛰었다. 현대모비스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입단 때부터 사용한 등번호 ‘12’를 구단 역대 4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오른쪽)은 함지훈을 물안개 같은 선수로 비유했다. 사진제공|KBL
함지훈은 “지금까지 후회 없이 농구만 했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며 “은퇴 투어를 준비해준 모든 구단과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친분이 없던 선수들도 내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해줬는데 정말 뭉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안개’처럼 피어난 함지훈
함지훈의 성장을 이끌어낸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63)은 ‘물안개’로 제자를 비유했다. 물안개는 피어날 때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가 더해져 장관을 이룬다. 데뷔 초 평범했던 함지훈이 영구결번 레전드로 성장했다는 뜻이었다. 유 본부장은 “(함)지훈이를 지명했을 때 주위의 평가가 좋지 않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큰 선수를 건졌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함지훈은 현대모비스의 지옥훈련을 통해 꾸준히 발전했다. 유 본부장은 “내가 해준 건 없다. 혼자서 이뤄냈다. 무조건 잘 될 선수라고 판단해 기회만 줬을 뿐”이라고 했다.

박구영 현대모비스 코치(왼쪽 첫 번째)은 함지훈(왼쪽 세 번째)를 팀의 든든한 차체로 비유했다. 사진제공|KBL
●‘차체’처럼 든든한 함지훈
함지훈의 입단 동기 박구영 현대모비스 코치(42)는 함지훈을 ‘차체’에 비유했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45)이 팀을 움직이는 ‘엔진’이었다면 함지훈은 팀을 지탱한 ‘차체’였다. 함지훈이 한결같이 궂은 일을 책임졌기에 현대모비스 왕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박 코치는 “(함)지훈이를 동료와 코치로 지켜봤지만 한결같은 선수다. 그 덕분에 프로 시작은 열 번째였지만 1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말 멋진 친구”라고 소개했다.

현대모비스 함지훈(오른쪽 두 번째)은 8일 LG와 홈경기를 끝으로 18시즌간 이어왔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사진제공|KBL
●‘주연’으로 떠난 함지훈
함지훈은 유 본부장, 박 코치의 칭찬에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공헌도보다 그동안 함께 한 모든 동료가 같이 조명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묵묵히 코트 위 조연을 도맡았던 이유다. 하지만 8일 LG전은 달랐다. 함지훈은 데뷔 후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코트를 밟았다.
함지훈은 “팬들 덕분에 내 은퇴가 많이 주목을 받았고 영광스럽게 은퇴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변함없이 현대모비스를 응원해주시는 울산 팬들에게 감사하다. 은퇴해도 팬들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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