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유격수´ 박진만(33. 삼성)이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낙마한 가운데 박기혁(28. 롯데)이 사실상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주전 유격수가 됐다.
박진만이 대표팀에서 빠질 경우 45인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손시헌(29. 두산)이 대체요원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김인식 감독이 일단 박기혁 카드를 믿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대표팀에 박진만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박진만이 본격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한국은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박진만의 수비는 편안하다. 박진만은 예상 타구의 방향을 미리 예측해 먼저 스타트를 끊고, 군더더기 없는 송구로 타자들을 잡아낸다. 그의 앞으로 타구가 가면 안심이 된다.
이제 박진만은 없다.
박기혁은 결코 수비가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수비 범위가 넓고, 강한 어깨로 송구 또한 일품이다. 어려운 타구도 곧잘 잡아낸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평범한 타구를 빠뜨리거나 악송구가 종종 나온다.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박기혁은 "얼떨결에 WBC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지만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몸상태가 80%밖에 되지 않았다는 그는 "(박)진만이 형이 대표팀에 빠지게 되어 걱정이 많다. 물론 부담은 많지만 그 부담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100% 상태를 만들어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