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야구 상징’ 고시엔, 사상 첫 봄·여름 대회 취소…충격 빠진 열도

입력 2020-05-20 1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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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 열도를 집어삼켰다. 야구도 자유롭지 않다. 일본 야구의 상징인 고시엔이 사상 처음으로 봄, 여름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8월 10일 개막 예정이었던 제102회 전국 고등학교 야구선수권 대회(고시엔)의 중단을 20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NHK, 스포츠호치 등 일본 유력 매체는 20일 “연맹은 온라인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고시엔의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여름 고시엔 대회의 중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던 1941년 이후 79년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고시엔은 봄 대회, 여름 대회로 나뉜다. 3월 개막 예정됐던 봄 고시엔(선발 고교야구대회)도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봄과 여름 대회 모두 취소된 것은 설립 이래 올해가 최초다.

일본 야구계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고시엔은 일본야구의 상징이다. 일본 유소년 야구인 들은 프로 입단이나 대학 진학이 아닌 고시엔 참가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여름 대회만큼은 어떻게든 치러지길 바랐다. 야구 원로들도 입을 모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테 현의 고교야구연맹 관계자는 “고시엔 우승은 야구 소년들의 동경이자 청춘을 건 목표다. 그들의 억울함을 생각하면 굉장히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성명을 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회 개최는 쉽지 않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취소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예선 기간 한 달 이상 전국 각지의 250개 구장에서 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전국적 감염 위험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어 휴교나 동아리 활동 정지 등 정부 조치로 인해 장기간 운동을 못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우려했다. 선수들의 학업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운영진과 심판 인력 확보도 어려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여러 모로 취소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이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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